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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들 국내 상장 꺼리고 해외로 나가는 이유 뭔가

기업들이 국내 증시 상장을 꺼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경련이 최근 조사해보니 유가증권시장 상장요건을 갖춘 600개 기업 가운데 지난해 상장사는 7개사에 불과하다. 전체의 1% 남짓이다. 당국·주주의 간섭과 경영권 공격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상장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 상장에 부정적이어서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물론 배달의 민족 같은 토종 벤처들도 미국 나스닥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우량·알짜기업을 모조리 외국 증시에 빼앗길 판이다. 한국 증시 기피현상은 삼성물산이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으로 곤욕을 치른 후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하려는 목적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경영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국내 상장사들은 이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경영권 보호장치가 미흡해 기업사냥꾼의 공격에 노출된 상장사가 수두룩하다. 상장사들이 경영권 공격을 막느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다 보니 증시가 자금조달 역할은커녕 자금유출 창구가 돼가는 형국이다.



200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조달된 자금은 6조6,000억원인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위해 기업에서 빠져나간 돈이 18조6,000억원에 달했다. 현정부 들어서는 가계소득 증대 운운하며 배당 압력까지 거세다. 상장에 따른 득보다 실이 많다고 느낄 만하다. 이런 상태니 어떤 기업이 국내에서 상장하고 싶은 마음을 갖겠는가.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사인 중국 알리바바가 홍콩거래소를 마다하고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것도 경영권 보호장치 때문이다. 경영권 보호장치 마련 등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외국 기업 유치는 고사하고 국내 업체들도 한국 증시 탈출 러시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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