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의 배당확대 기조에 힘입어 배당주 펀드 성과가 중소형주 펀드를 압도했다.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이 더 강화되고 국내 증시도 박스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역시 배당주 펀드에 대한 인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6일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운용 중인 배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12월 29일 기준)은 8.59%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2.53%)은 물론 일반주식펀드(2.49%)와 중소형주펀드(7.82%)를 압도하는 성과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배당리더[자]1(주식)(A)'로 지난해 19.43%를 기록했으며 KB자산운용의 'KB액티브배당[자](주식)A'도 19.38%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뛰어난 성과에도 배당주 펀드의 자금은 순유출세를 보였다. 지난해 배당주 펀드에서는 총 6,599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일부 펀드를 제외하면 여전히 배당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다는 평가다. 2014년 대규모 자금이 몰린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과 '신영프라임배당(주식)C-C1', '신영고배당[자](주식)C1형' 등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 펀드에서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등 기업들의 주주 이익 환원정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대형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6개월 기준으로는 1,840억원 가량이 몰리는 등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반기 대형주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자금이 대거 몰렸던 펀드에서 환매가 늘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은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배당주 펀드의 상품 선택 전략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적인 고배당주 펀드보다는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이 낫고, 배당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그룹 계열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상품이 유리하다는 것. 실제 지난해 가장 성과가 뛰어난 펀드 중 하나인 'KB액티브배당펀드'의 경우 한미약품, 아모레퍼시픽 등 현재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성장 여력이 뛰어난 주식을 주로 투자했으며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던 삼성전자를 비롯해 KT&G 등 배당성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주로 투자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당주 펀드라고 해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펀드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올해 배당이 확대되면 보통주보다 저평가됐던 우선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선주 비중이 높은 펀드를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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