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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해운업계 '안전관리'까지 비상등

해외서 안전문제로 잇단 출항정지

美·유럽서 1척이라도 제재당할땐 우대국 명단서 제외… 신뢰도 추락



업황 부진으로 자금난에 빠진 해운사들의 선박 관리에 구멍이 뚫리면서 해외 항만에서 안전 문제를 이유로 출항 정지를 당하는 한국 선박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 선박이 미국과 유럽에서 단 한 척이라도 더 출항 정지를 당하면 한국은 우대국 명단에서 삭제돼 모든 입항 선박이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선박이 항만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선원들의 피로도도 높아져 한국 해운 경쟁력에 치명타를 주는 만큼 국내 해운업계와 해양수산부 등은 선박 안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호주 담피아항에서 화물 운송을 마치고 출항하려던 한국 국적의 한 선박이 현지 항만국통제(PSC) 불시 검사에서 출항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타실 통풍장치 3곳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기관실 방화 댐퍼(공기 순환 자동 차단장치)는 아예 작동하지 않아서다. 결국 이 선박은 지적사항을 모두 손본 뒤 떠날 수 있었고 운항일정이 지연돼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미국에 입항한 우리 선박 역시 비슷한 이유로 출항정지를 당했으며 유럽 항만에서도 최근 2년 연속 2척의 출항이 정지됐다.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화물선은 운항 일정을 촘촘히 짜는데 출항 정지가 생기면 다음 화물 운송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운항 일수가 늘어 해운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출항 정지의 여파가 해당 선박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퀄십21' 인증을 받은 선박은 수시 점검 대상에서 제외한다. 최근 3년 평균 출항정지율 1% 이하 국가에만 '퀄십21'이 부여되는데 한국은 1척 더 출항 정지되면 자격을 박탈당한다. 유럽은 파리MOU를 통해 선박 안전등급을 화이트·그레이·블랙 3등급으로 나눈다. 3년 평균 출항정지율 3% 이내여야 '화이트' 등급을 유지하는데 유럽에서도 한국에 남은 기회는 단 한 척으로 그레이 등급 강등 직전이다. 박한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한 척 더 문제가 생기면 한국 선박 전체가 상시점검대상이 된다"며 "항만에 정박해서 양·하역에 신경 쓰기도 바쁜데 매번 PSC 검사를 받게 되면 작업 능률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선박에서 결함이 잦을 경우 한국 선박 검사에 대한 국제 신뢰까지 무너질 우려도 있다.

안전 문제는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대형 해운사보다는 중소형선사에서, 정기 노선보다는 부정기 선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해운경기 불황으로 안전 관리에 소홀해지면서 적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수산부는 추가 운항 정지를 막기 위해 국내 선박 안전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해운업계 역시 자율적인 관리에 힘쓰고 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일부의 잘못으로 한국 해운업 전체가 큰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업계 스스로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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