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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품 직구 막는 '중국 규제' 대책 있나" "원산지 증명서에 영업사원 절반 매달려"

수출 최전선 평택항 방문한 유 부총리에 쓴소리 쏟아져

15일 오전8시께 경기도 평택항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수출 상황과 같이 짙은 해무로 뒤덮여 있었다. 취임 이후 첫 일정으로 수출 최전선인 평택항을 택한 유일호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평소 즐겨 매던 빨간색 넥타이 대신 노타이에 갈색 점퍼 차림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먼저 유 경제부총리는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가 있다"며 "인도·베트남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수출 '톱5'로 도약하는 기틀을 만들겠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간담회에 모인 수출기업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온라인 수출상거래업을 하는 이종식 판다코리아닷컴 대표는 "중국에서 부총리님께 호소하기 위해 날라온 비행기 값은 해야겠다"며 "중국 당국은 자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해외 물건을 사는 것(직구)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지, 그 궁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천송이 코트' 등의 대중국 역직구를 활성화한다고 하지만 중국의 규제에 막혀 있고 피부로 느낄 만한 정부 정책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정부의 선제적인 금융지원도 전혀 안 돼 배우 배용준·김수현 등에게 54억원을 투자받아 처절하게 사업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간 40조원에 불과하지만 중국인이 해외 직구로 사는 규모는 100조원에 이른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 정부와 협조해서 (규제 등을) 풀겠다"며 "단순히 우리 제품의 수출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수출 플랫폼 확대 추세에도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산지증명 절차가 까다롭다는 불만도 나왔다. 가구업체 퍼시스의 이종태 사장은 "수출 영업사원이 10여명이지만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는 데만 (절반가량인) 5명이 달라붙는다"며 "품목별 인증도 받아야 하는데 책상의 경우 같은 모양이라도 색상이 다르면 다시 인증을 받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간담회에는 조찬으로 죽이 나왔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쏟아지는 건의사항에 숟가락을 들기보다는 펜을 들고 메모하는 모습이 더 자주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저녁 유 부총리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총회 참석차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해 국제무대에 데뷔한다.

/평택=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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