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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숍 이니스프리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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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기침체 속에 화려한 포장이나 이름 값에 기대기보다 본질로 승부하는 소비트렌드가 2016년 서두부터 휘몰아치고 있다. 일명 '응답하라, 가성비'다.
가성비 열풍에 재빠르게 '응답'하고 있는 곳은 패션·뷰티업계다. 주기적으로 헤어숍에 가는 대신 셀프 염색 및 헤어케어를 시도하는 셀프족 증가하면서 지난해 CJ올리브영의 헤어 트리트먼트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커브 파운데이션 브러쉬' '끙가퍼프' 등 올리브영 PB브랜드인 저렴한 화장 소품도 43% 성장했다.
토종 SPA(제조·유통일괄 의류) 에잇세컨즈는 가성비를 고민하는 고객들이 패딩보다 활용도가 높은 코트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겨울시즌 코트 물량을 전년대비 30% 이상 늘렸다. 이 중 10만원 전후의 저렴한 오버핏 스타일 코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유통업계 역시 가성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마트가 브랜드명을 없애고 포장을 단순화시켜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노브랜드'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눈길을 끌면서 일부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흠집, 색상 등 미세한 문제로 반품된 리퍼브 제품을 절반 가격에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리퍼비시 PC 매출은 매달 평균 약 30%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 매출은 판매초보다 400%가량 뛰었다.
가성비 광풍에 식품업계는 대용량 경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5가지 스낵메뉴를 단품 대비 58% 할인된 금액에 즐길 수 있는 '커넬 샌더스 코스'로 흥행에 성공한 KFC는 최근 버거와 치킨, 후렌치 후라이 등 총 5종의 먹거리를 5,000원대에 제공하는 '커넬 박스밀'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칠성사이다 페트 용량을 20% 늘리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600㎖ 신제품을 내놨다.
PB브랜드를 앞세운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CU·GS25·세븐일레븐 등은 맛과 가짓수를 늘리되 가격은 3,000~4,000원대로 유지한 '경쟁력 갑의 도시락'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들은 후속으로 고품질 원두커피이지만 1,000원 수준의 합리적인 커피를 론칭하며 기존 커피전문점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황 속에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장바구니 가성비' 전략이 퍼지고 있다"며 "올해 역시 이같은 소비 추세가 계속되며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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