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국 호주·제2 고향 한국의 가뭄
난민촌 어린이 굶주린 삶과 닮아 노래로 애타던 마음 치유하고파
29일 자선공연 열어 앨범 현장 판매
NGO '태권도 휴머니테리언…' 통해 수익금 전액 난민촌 돕기에 사용
한국을 사랑하는 파란 눈의 사나이 존 워커(61·사진) 한국맥쿼리그룹 회장이 두 번째 자선 정규 앨범 '레인 드리밍'을 내놓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지한파 해외 금융인으로 꼽히는 워커 회장은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사당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피에세 방배 도쿄 차이니지 키친에서 자신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을 출시하는 한편 재능기부 형태의 자선 공연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직접 작사·작곡한 10여곡을 라이브 밴드와 함께 직접 연주하고 노래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앨범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은 모두 전 세계 난민촌 어린이를 돕는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맥쿼리그룹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첫 자선 앨범 '12개의 다리(Twelve Birdges)'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국내 독거노인지원종합센터에 기부한 워커 회장이 최근까지 틈틈이 작사·작곡한 신곡들을 모아 두 번째 앨범을 내놓게 됐다"며 "당일 행사에 참석할 국내외 금융사 관계자들에게 앨범을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 전액을 세계태권도연맹 산하 비정부기구(NGO)인 태권도휴머니테리언파운데이션을 통해 난민촌 어린이를 돕는 데 기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워커 회장은 지난해 앨범 제작을 하면서 모국인 호주와 제2의 고향인 한국이 가뭄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2집 앨범 타이틀을 '레인 드리밍'으로 정했다. 난민촌 어린이들의 굶주린 삶을 가뭄에 비유해 자신이 앞장서 이를 해소해주고 싶다는 중층적 의미도 담고 있다. 맥쿼리 관계자는 "워커 회장은 고향에서 직접 농장을 경영하고 있어 지난해 가뭄으로 겪었을 한국 농부들의 상실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앨범 타이틀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노래로나마 이들의 애타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맥쿼리는 국내에서 한때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문제를 놓고 "먹튀 자본 아니냐"라는 오해 속에 비판을 사기도 했지만 워커 회장의 한국 사랑은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워커 회장은 해물파전과 도토리묵 무침 등 한국 주부들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고 지인들에게 적극 소개해 '한식 전도사'로 유명하다. 단군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우라의 꿈(Ura's Dream)'이라는 한국어 동화책을 펴내기도 했다. 서울 신문로에 정착해 살고 있는 워커 회장은 2000년 맥쿼리그룹의 한국 진출 후 15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집을 세 채나 사고팔아 웬만한 전문가 뺨칠 정도로 한국 부동산 시장 정보에 대해서도 밝은 편이다. 태권도에 심취해 지난해 호주태권도연맹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