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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조세 회피 전략

기업가치가 510억 달러에 달하고, 세계 6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우버 Uber. 이 회사는 21세기 기업의 표본으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이 운송서비스 기업이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포춘이 이를 심층 취재했다.


2013년 봄, 벤처캐피털(VC)들은 우버에 투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몇 주 뒤 CEO 겸 공동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Travis Kalanick은 운송서비스 제공 신생기업 우버의 가치를 10배 이상-3억 3,000만 달러에서 35억 달러로-늘려줄 신규 벤처캐피털과 투자협상을 벌였다. 우버는 수직성장을 기록하고 있었고, 그만큼의 자본이 필요했다. 그러나 캘러닉은 먼저 다른 부분을 해결해야 했다. 바로 세무계획이었다.

같은 해 5월 우버는 네덜란드에 우버 인터내셔널 C.V. Uber International C.V.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우버는 이후 몇 주 간 해외 자회사의 소유권을 우버 인터내셔널에 이전하는 작업을 여럿 진행했다. 또 우버의 지적재산권에서 발생한 우버 인터내셔널의 이익에 대한 분배계약도 체결했다. 그 해 6월 중순 우버는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그 시점부터는 미국 외 지역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선 미국 정부에 납세 의무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때는 역동적이고 완전히 현대적인 글로벌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우버의 거침없는 사업 확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우버는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나 ‘프리랜서 경제(freelance economy)’ 등 현 시대를 규명하는 용어들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이 신생기업은 너무 단기간에 중요한 존재로 성장한 탓에,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버란 도대체 무엇인가. 유행의 첨단을 걷는 뉴욕 브루클린 Brooklyn이나 시카고, 런던, 상하이 같은 지역의 길가에서 자동차를 기다리는 22세 젊은이에게 묻는다면 “도시 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답할 것이다. “밤에 외출을 해도 편하게 귀가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라고 말할 것이다. 우버는 신분의 상징이자 실용적인 서비스이며, 모든 것들이 하나로 합쳐진 ‘뜨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문화적 대화’의 일부가 된 우버는 종종 ‘우버하자(let’s uber it)’라는 식의 동사형으로도 쓰이고 있다. 기업의 완전히 새로운 특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계의 우버(Uber of)’라는 표현이다. 다양한 분야의 신생기업이 이렇게 불리고 있다. ‘헬리콥터 계의 우버’, ‘세탁 계의 우버’, ‘불임 클리닉 계의 우버’, ‘주차 계의 우버’ 등이 그 같은 예들이다. 오늘날 우버만큼 사람들의 찬사나 분노를 야기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바람이나 편견을 우버에 투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름은-독일어로 ‘위쪽’이나 ‘이상’이라는 뜻이다-좋아하는 쪽이든, 싫어하는 쪽이든 그 수준이 최고라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우버에 대한 감정은 어느 쪽이든 ‘우버’일 것이다.우버의 핵심은 승객과 프리랜서 운전기사를 간단하게 연결해 주는 스마트폰 앱이다. 아마도 궁극적인 21세기 기업의 형태일 것이다(21세기 기업들의 특성을 이번 호 특집기사 ‘기업의 모든 측면이 변하기 시작했다’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우버는 지적재산권의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현재 직원을 4,000명 이상 고용하고 있지만, 상품을 제조하거나 고정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운송업계(택시)를 뒤흔들고, 여러 국가 정부들이 당혹감을 보일 만큼 빠른 성장을 기록해왔다. 올해 39세인 캘러닉은 공격적이고 진취적일 뿐만 아니라 법적 대응능력도 뛰어나다. 과거 그는 기업운영 철학에 대해 “원칙을 고수하고 반발을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지 불과 5년 만에 전 세계 60여 개국 342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른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대표 기업으로 부상했다. 미국 내 32만 7,000여 명과 전 세계 수십만 명이 프리랜서 기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급증하고 있는 유니콘 unicorn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벤처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투자자들은 우버의 최근 자금조달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510억 달러로 산정한 바 있다. 이는 페이스북보다 빠른 성장 속도다. (모두가 아닌 일부 추정에 따르면) 장부상으론 미국 대형 소매기업 타깃 Target보다도 기업가치가 높다. 타깃은 2014년 기준으로 매출 745억 달러, 시가총액 4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버 투자자들이나 상장을 요구하는 월가 투자은행들은 우버가 세계 주요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조만간(아마 향후 12~18개월 이내) 큰 관심 속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우버는 자사 운송 결제요금이 2015년 1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잠재 투자자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수수료 20%를 감안할 때 매출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로이터는 2016년엔 우버의 실적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런 실적은 우버의 놀라운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현 시점에서 우버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거의 모든 유니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우버 투자자들은 수익 창출보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길 바라고 있다. 수익은 나중 문제란 얘기다. 현재 우버 서비스는 승객 운송 위주로 운영되지만 향후에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버러시 UberRush를 통해 배달서비스가 시험 도입됐고, 앞으론 무인차 혁명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캘러닉 자신도 우버를 비효율적인 20세기 운송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묘사한 바 있다.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는 기사 대다수는 우버가 탄력적이고 자율권이 보장된 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모두가 동의하는 말은 아니다. 최근 미국 내 우버 기사들 중 일부는 3일 간 파업에 들어갔고, 캘리포니아 주 우버 기사들도 정규직 복지를 제공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이들은 우버의 계약자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비판하고 있다).

전세계 택시업체들과 비판가들은 우버가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세금 부담은 지지 않으면서, 검증되지 않은 기사에 승객 운송을 허용하는 무모하고 위험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 국세청(Australian Taxation Office)은 우버의 운송서비스에 소비세 부과를 시도했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지방정부는 영업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올해 네덜란드 당국도 승객 운송서비스인 우버팝 UberPop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올해 우버 암스테르담 지사를 두 번이나 급습한 바 있다.

버는 상당한 수준의 감시를 받고 있다. 기업 운영에는 큰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기업구조는 아직 주목을 받지 않고 있다. 우버는 여전히 비공개회사다. 그러나 공개된 기록을 꼼꼼히 검토한 결과, 짧은 역사를 가진 기업치곤 놀라운 수준으로 많은 법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버 테크놀로지 Uber Technologies Inc.(우버의 공식 사명)는 델라웨어 주에 기반을 두고 미국 내 60개, 미국 외 75개 이상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모회사 우버와 마찬가지로 미국 내 자회사 중 몇몇은 사명이 독일어이다. 독일어로 ‘다음’을 의미하는 네벤 Neben, ‘반대하는’이라는 뜻인 게겐 Gegen, ‘깎아내다’ 또는 ‘바퀴벌레’를 의미하는 샤벤 Schaben이 그 예이다).

미국 외 우버의 자회사 네트워크는 조세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구조로 신중하게 형성되었다. 우버가 취한 전략은 합법적이다. 스타벅스, GE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술 대기업들의 방식과도 유사하다. 미국 의회의 합동세제위원회(Joint Committee on Taxation) 위원장 출신인 에드 클라인바드 Ed Kleinbard 남가주 대학교 법학 · 경영학 교수는 “실리콘밸리는 작은 사회”라며 “기술 혁신의 활력이 넘치는 만큼 조세 혁신 방법을 공유하는 환경도 참신하게 조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우버, 구글, 페이스북 등이 도입한 조세 전략은 기업 특성상 더욱 발전하게 되어 있다. 우버 같은 회사의 가치는 지적재산권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세제도의 근간이 1920년대에 마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이다. 기업의 지식재산과 그로 인해 발행한 수익을 세금 부담이 적은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제조업 생산기반을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컬럼비아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마이클 그래츠 Michael Graetz 교수는 “조세 전략에 능한 기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며 “공장이나 설비를 요하지 않는 기술기업들은 이동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버가 탄탄대로를 달리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행태를 근절하기 위한 조세 당국의 노력도 한창 이뤄지고 있다. 파리에 소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자회사 소득 이전 같은 정교한 전략을 통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규모가 연간 약 2,4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20의 요청에 따라 OECD는 지난 10월 현 조세제도의 허점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권고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파스칼 생-아망 Pascal Saint-Amans OECD 조세정책본부장은 이날 발표에서 “놀이시간은 끝났다”며 기업에 경고를 했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조세제도 개혁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구조나 조세 계획에 대해 들으려 했지만 우버는 임원들에 대한 취재를 금지했다. 또 절세 노력의 세부사항을 묻는 질문에 대한 공식 답변도 거부했다. 대신 우버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우버의 법인세 납부 구조는 회사에서 가장 혁신적이지 않은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우버는 대다수 다국적 기업이 도입한 표준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운영하는 도시마다 수천 명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등, 수백 개의 현지 도시경제에 대한 우버의 순 기여도는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성숙단계에 있고 수익성이 매우 높은 미국 기업들과는 달리, 우버는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법인세에 관해선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물론 우버는 이 투자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미시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국제세법학석사(International Tax LLM) 과정 학장인 루벤 애비-요나 Reuven Avi-Yonah는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면 투자 자체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버의 향후 순이익에는 35%(세계 최고 수준이다)에 달하는 미국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의 절세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포춘은 우버 법인들의 재무보고서와 전 세계 100개 이상 사법권 별 법정 기록을 파헤쳤다. 이를 통해 밝혀낸 우버의 세금 구조를 지금부터 공개하고자 한다.

비밀은 바로 ‘더블 아이리시와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에 있다. 식사를 주문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버뮤다 등 조세피난처(tax haven)로 소득을 이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 검증된 기법-아일랜드에 2개, 네덜란드에 1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은 이 방법을 통해 지난 몇 년 간 수십 억 달러의 절세 효과를 보았다. 우버의 전략도 거의 유사하지만, 아일랜드를 빼고 네덜란드 내 자회사들만 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방법은 C.V.-B.V. 방식이나 더블 딥 double dip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여기선 그냥 ‘더블 더치 Double Dutch’라고 부르기로 하자.

더블 더치 전략은 2013년 5월 설립된 우버의 자회사 우버 인터내셔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우버 인터내셔널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네덜란드의 인가를 받아 설립됐음에도 버뮤다에 위치한 법무법인이 본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 본사가 미국 외 우버 자회사 네트워크의 최상위에 있다. 사명 C.V.는 합자회사라는 의미를 가진 네덜란드어(commanditaire vennootschap)의 약자이다.

우버 인터내셔널 설립 직후 우버는 몇 건의 주요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3년 5월 31일 우버 인터내셔널은 미국 외 지역에서 우버의 지식재산을 사용하는 대가로 우버 테크놀로지에 로열티로 101만 735달러를 일시불로 지불하고, 향후 순매출의 1.45%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추후 개발되는 지식재산에 대해선 비용과 수익을 공유하기로 했다. 비용공유 계약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한 우버 수익 대부분에 미국 조세당국의 손이 미치지 않게 됐다. 이 계약은 타이밍도 절묘했다. 당시 우버의 기업가치는 3억 3,000만 달러였지만, 몇 주 뒤에는 이 가치가 35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우버가 적은 비용을 들여 자사의 ‘미래 가치’를 미국 밖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됨 셈이었다.

우버의 다른 네덜란드 자회사-더블 더치 전략에 필요한 두 자회사 중 하나-의 사명은 우버 B.V.다. 우버가 네덜란드에 설립한 자회사는 총 10개로, 모두 암스테르담 중심부의 역사적인 대운하 지구(Grachtengordel)에 위치한 콘크리트와 유리로 지은 9층 건물을 주소지로 하고 있다. 이 중 우버 인터내셔널을 포함한 7개 회사에는 직원이 없다. 반면 우버 자회사의 자회사인 우버 B.V.에는 마지막 집계 기준으로 48명이 고용되어 있다. 이 회사는 운송요금 결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베이루트든 방갈로르든 미국 외 어디에서든 승객이 우버의 운송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요금은 우버 B.V.로 송금된다. 이 중 80%는 우버 기사에게 송금되고, 나머지 20%는 다른 네덜란드 자회사가 매출로 취하게 된다.

이 부분이 흥미롭다. 우버 인터내셔널과 우버 B.V.는 우버와 ‘무형자산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우버 B.V.는 우버의 지식재산-기본적으로 기사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앱 자체를 말한다-사용료를 우버 인터내셔널에 지불해야 한다. 계약 조건에 따라 영업비용을 제하고 나면 우버 B.V.에는 1%의 영업마진-사실상 매출의 1%-이 남게 된다. 나머지 수익은 우버 인터내셔널에 로열티로 제공된다. 그리고 네덜란드 세법 상 로열티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

마에서 우버를 이용하고 100달러를 지불한 경우를 살펴보자(실시간 피크타임 요금(surge pricing)이 적용됐다고 가정한다). 결제요금은 우버 B.V.로 송금되고, 이 중 80달러는 우버 기사에게 돌아간다. 기사 소득에 대한 조세 의무는 기사 개인의 책임이다. 우버가 남은 20달러 중 절반을 영업비용으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결국 10달러가 남게 된다. 하지만 10달러가 전부 과세소득은 아니다.

원래 수입 20달러의 1%인 20센트만이 우버 B.V.의 소득으로 최종 기록된다(네덜란드의 최대 법인세율은 25%로, 네덜란드 정부에 5센트를 내고 15센트는 회사에 남는다). 그리고 우버 B.V.는 잔액인 9달러 80센트를 우버 인터내셔널에 로열티로 지불한다. 여러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가 이런 방식이다. 우버 B.V.가 영업비용으로 5달러만 제한다면 로열티 지불액은 14달러 80센트가 된다. 요점은 우버 인터내셔널이 얻는 로열티 금액에 관계 없이 거의 전부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각국 조세당국 사이의 모호한 영역(gray area)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오션 소득(ocean income)’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 네덜란드 정부 입장에서 우버 인터내셔널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버뮤다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엄밀히 말하면 네덜란드에 사업 운영 본부를 두지 않고 있어 과세소득이 없는 셈이다(버뮤다는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반면 미국 정부 입장에서 우버 인터내셔널은 미국 기업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네덜란드 기업이다. 때문에 소득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에 세금을 낼 의무가 전혀 없다(이론상 미국 글로벌 조세정책은 수익의 출처에 관계 없이 미국 기업 소득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우버는 이 부분에서 허점을 찾아낸 것이다).

우버 인터내셔널의 소득 중 과세 대상인 부분은 미국 모회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뿐이다. 2013년 우버의 지식재산 사용료로 지불하기로 한 순수익의 1.45%가 여기에 해당한다. 우버 인터내셔널은 우버 B.V.로부터 얻는 순수익 10달러 당 14.5센트를 우버 테크놀로지에 지불하고, 미국 세무당국이 이 부분에 과세를 하는 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소득은 우버 인터내셔널의 금고에 쌓이게 된다.

우버는 네덜란드 외에도 사업 운영을 하는 국가 각각에 자회사를 설립해왔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운송서비스로 인한 수익을 현지에서 직접 거두지 않는다. 이들은 ‘지원 서비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컨대 우버 이탈리아 Uber Italy가 밀라노와 로마의 브랜드 홍보활동 비용을 우버 B.V.로부터 받는 식이다. 그리고 우버에서 우버 이탈리아로 조달되는 자금의 상당 부분은 차입 형태다. 이에 대한 이자상환을 통해 과세소득이 될 수 있는 자금을 다시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부분은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이탈리아에선 과세가 되지 않는다. 세금 관리에 있어 우버는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우버 같은 기술기업들이 조세 회피의 달인이 된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자, 규정이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투명성 증대를 촉구한 OECD 권고사항은 현재의 절세 전략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앞으로 중대한 개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버 같은 기업에도 보다 공격적인 조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클라인바드 교수는 “전 세계가 탈세 방지에 대한 신호탄을 쏜 것”이라며 “우버나 구글 같은 기업이 각 사법권별 기업 활동과 세금 납부 방식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분야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알아내는 건 모든 21세기 기업에게 부여된 과제이다. 조세 혁신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무엇이 되든, 우버는 그 분야에서도 최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규모

358
포춘 500대 기업 중 2014년 말 기준으로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운영 중인 기업(약 72%)

2조1,000억 달러
포춘 500대 기업 중 역외 이익을 신고하고 있는 286개 기업의 역외 이익 규모. 이 중 30개 기업이 1조 4,0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1,000억~2,400억 달러
조세회피 행위로 인한 전 세계 연간 법인세 손실액 규모(OECD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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