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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같이 보실래요] 자욱한 안개 속 포근함…모네에 박수를

<6> 뮤지컬 배우 장은아

'팔레즈의 안갯속 집' 놀라워

붓터치 예민한 인상주의 풍경화 원화로 봐야 진짜 매력 느껴져

[같이 보실래요?] 뮤지컬 배우 장은아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 장은아가 빈센트 반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를 보며 감상을 얘기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아마 모네는 자욱한 안개에 둘러싸인 채 이 그림을 그렸겠죠? 애매모호한 존재인 안개라는 것이 앞을 알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느낌도 있는데 이토록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조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에요. 가까이서 보면 빗자루를 휘두른 듯한 붓질밖에 보이지 않지만 멀리 떨어질수록 서서히 건물과 주변의 형체가 드러나면서 형언할 수 없는 놀라움을 느끼게 하네요."

인기 뮤지컬 '레베카'로 활약 중인 배우 장은아(33)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팔레즈의 안갯속 집'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레베카'에서 귀족 저택의 집사이자 주인의 전 부인 레베카에게 집착하며 새 아내를 위협하는 인물인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가 한창인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만났다. 바로 앞에서보다는 조금 떨어진 무대 위에서 더 강한 매력을 내뿜는 자신과 모네의 그림이 아주 닮아 있음을, 정작 장은아 본인은 알지 못하는 듯했다.

장은아는 재주가 많다. 추계예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이자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 출신인 그는 전업 작가와 무명 가수 시절을 보내며 스스로를 다졌고 마침내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올라 갈채를 받았다. 색깔 있는 배우답게 "색채감이 분명한 작품, 똑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빛을 잘 쓰는 작가들을 좋아한다"는 그는 "인상주의 전반에 호감을 갖고 있지만 그중 특히 신인상주의에 관심이 많다"며 취향을 드러냈다.

그가 맨 먼저 눈에 띄는 작품으로 꼽은 것은 에두아르 마네의 '아스파라거스 다발'. "누가 이 채소 다발을 작품의 소재로, 그것도 한가운데 떡하니 놓고 작품이라고 그리겠어요. 당대에 분명 뜨거운 논란거리였을 거예요. 그런 시도와 대범함을 보여주는 이 작품이 갖는 특유의 뒤틀림이 돋보이네요."



배우가 아닌 미술가 장은아는 '수영장(pool)' 연작을 선보이며 '물(水)' 표현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물이 얼룩을 그리며 흘러간다"고 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를 비롯해 격한 심리가 역동적인 물결에 투영된 베르트 모리조의 '니스의 항구', 오로라 같은 오묘한 바다색이 매력인 테오 반 리셀베르그의 '그리네 곶의 여름 안개', 꿈속을 그린 듯한 피에르 보나르의 '나룻배에서, 베르농'을 유심히 음미했다. 그는 "인상주의 풍경화는 붓 터치가 예민해 반드시 원화로 봐야 매력을 알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열린다. 1588-2618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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