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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을 며칠 앞둔 지난해 5월, 김성미 기업은행 개인고객그룹 담당 부행장은 독특한 꿈을 꿨다. 여행 중 길가에 있는 한옥에 들어가 창문을 열었는데 바깥에 희망을 암시하는 파란 바다가 펼쳐져 있었던 것. 이후 기업은행은 기존 사업자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국민은행과 함께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복수 선정됐다. 김 부행장은 이에 대해 "당시 나라사랑카드 사업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그 꿈을 꾸고 며칠 뒤 사업자로 선정, 아직도 관련 꿈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국군희망준비적금 출시 등 군 장병 사업과 관련해 꾸준히 노력했던 것이 사업자 선정의 비결로 보인다"고 밝혔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따낸 후 개인고객 부문의 경쟁력이 보다 강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향후 10년간 만 19세부터 29세까지의 대한민국 남성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기업고객에 치우진 고객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된 것. 나라사랑카드는 전자신분증·전자통장·현금카드 등 다양한 기능과 혜택이 있어 90% 이상의 장병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기업은행은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직후 개인고객그룹 평생고객부 산하에 국군금융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군심(軍心)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업은행은 또 연예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 출연진을 홍보 모델(사진)로 쓰고 애플워치 및 CU편의점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군마트에서의 10% 할인 외에 KTX 청구할인 등을 제공하는 등 많은 혜택을 담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특히 이전 독점 사업자였던 신한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국민은행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서비스 개선 및 홍보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리테일 뱅크인 국민은행과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나 네트워크 부문이 약하다고 판단, 일선 군부대 등을 돌아다니는 '발로 뛰는' 영업을 통해 이 같은 약점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병들은 대부분 사실상 은행을 처음 이용하는 잠재 고객"이라며 "앞으로 나라사랑카드를 쓰는 장병들이 보다 큰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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