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폭스콘-샤프 '불안한 동거'?

샤프, 거액 우발채무 뒤늦게 알려

논란 끝 이르면 5일 최종 계약… 폭스콘은 4년 전 '약속 불이행'

상호 불신에 성사돼도 갈등 불씨… 인수가 높아 재무건전성 위협도


지난 2월25일 일본 가전업체 샤프 이사회가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인수제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지 약 3시간 만에 대만 주요 언론사들에 e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폭스콘 홍보 담당자 명의로 발송된 e메일은 전날 샤프가 폭스콘에 새로운 주요 문서를 제시했으며 그 내용을 상세히 조사하기까지 정식 계약을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폭스콘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문서에는 폭스콘이 알지 못했던 총 3,500억엔 규모에 달하는 샤프의 우발채무(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채무) 내역이 담긴 것으로 밝혀졌다.

폭스콘의 계약유보 방침에 샤프는 발칵 뒤집혔다. 계약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가운데 다카하시 고조 샤프 사장은 이튿날 새벽 궈타이밍 회장이 체류 중이던 중국을 방문해 문제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궈 회장을 직접 만나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로부터 일주일 남짓,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궈 회장이 3일 일본을 방문해 샤프 경영진과 막바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양사가 이르면 주말 새 합의에 도달해 오는 7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폭스콘이 샤프의 인수 계약자로 급부상한 지난 한달여간의 과정을 보면 이번 계약에 대해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우선 의아한 것은 샤프 이사회 후에야 폭스콘이 계약 연기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샤프의 오만을 이유로 꼽았다. 이사회 전날 거액의 채무 리스크를 인지한 폭스콘이 샤프에 일단 이사회 보류를 요청했으나 샤프가 이를 무시하고 이사회를 강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샤프가 단순히 폭스콘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발채무 리스트가 이사회 전날 폭스콘에 전달된 것은 샤프 최고위 경영진을 거치지 않은 실무진 차원의 결정이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수가액의 절반에 달하는 거액의 우발채무에도 폭스콘이 샤프의 손을 놓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액정기술 습득과 유기 EL패널 생산, 백색가전사업 진출 등을 노리고 4년 동안 샤프에 눈독을 들여온 궈 회장의 집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잡음을 딛고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하는 것이 양사에 과연 옳은 선택일까. 두 회사가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폭스콘 내부에서 제기되는 신중론과 4년째 쌓여가는 양사 간 상호 불신은 계약성사 이후에도 양사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2012년 폭스콘이 샤프의 실적급락과 주가폭락을 이유로 샤프 지분인수에서 발을 뺀 이래 샤프는 폭스콘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폭스콘은 샤프가 정확한 정보를 밝히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불신을 키워왔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수가액이 너무 높아 폭스콘의 재무건전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어 폭스콘이 샤프에 대한 향후 투자를 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양사 간 불신의 골이 한층 깊어지는 것은 물론 샤프의 경영회생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