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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장기금리와 인구구성비의 관계-하태형 법무법인 율촌 고문


우리나라의 장기금리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월21일 사상 처음 1%대로 접어들었다. 이유는 중국 성장 둔화와 국제 유가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1.995%로 2%를 처음 하향 돌파한 국고채 금리는 2월21일에는 1.78%까지 하락했다가 유가의 반등에 힘입어 지난주에는 1.85%까지 조금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약 12배에 달하는 미국의 10년 만기 재무성채권(T-bond)의 수익률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과의 금리 차가 거의 없어지거나 오히려 역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생각해보자. 금리수준이 같다면 누구든 미국에 투자하지 한국에 투자하려 하겠는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의해 결정되는 단기 금리 차는 아직 1%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장기금리는 추세를 가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왜 하락하는 것이며 앞으로 이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한 나라의 장기금리는 그 나라의 장기적인 경제전망을 반영하는 거울로 평가된다. 그러나 좀 더 계량적으로 살펴보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나라의 인구구성비가 장기금리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20~35세의 '청년 인구' 대비 40~55세대의 '장년 인구' 비율을 산출해보면 이 인구구성비율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국의 장기금리를 90% 이상 설명하는 결정적 변수로 나타난다. 이를 좀 더 생각해보면 논리적으로도 당연하다. 왜냐하면 청년 인구들은 저축에 비해 쓰는 돈이 많은 '자금의 수요자'인 반면 장년 인구들은 상대적으로 쓰는 돈에 비해 저축이 많은 '자금의 공급자'이기 때문에 인구구성비에 따라 결국 한 국가의 장기금리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이른다.



그러면 예컨대 2030년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의 장기금리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여도 2030년의 인구구성비는 매우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이 인구구성비로부터 미래의 우리나라 장기금리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모두 잘 알듯이 인구의 노령화 진전에 따라 2030년 장기금리는 0%대로 접어드는 하락추세를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구구성비율 측면으로 볼 때 종국에는 미국과의 장기금리 역전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날이 갈수록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가려는 요인이 점점 강해진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저지시키느냐가 향후 금융정책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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