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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 Talk! Talk! ¦ 이준협 모모 대표

창업 선택한 잘나가던 편집 감독웹드라마 시장 새 바람 일으킨다


영화 ‘26년’과 ‘내부자들’, 그리고 드라마 ‘미생’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웹툰 원작의 동영상 콘텐츠라는 점이다. 웹툰은 종이책이 아닌 웹과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만화다. 마니아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어온 웹툰이 웹과 모바일 플랫폼의 활성화 바람을 타고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웹과 모바일에 특화된 드라마, 이른바 웹드라마가 제2의 웹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생 스타트업 모모는 웹드라마 제작과 유통, 나아가 전문 감독을 양성하는 에이전시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준협 모모 대표를 만나 비즈니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최근 공중파에서 방영된 드라마 ‘퐁당퐁당 LOVE(러브)’의 시청률은 4.3%(TNMS 수도권 기준)였다. 그리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방영된 시간이 일요일 자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이 드라마는 지상파 방송용과 웹 전용(웹사이트와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제작하는 방식)으로 나눠 제작한 최초의 작품이다. 이미 포털 사이트에선 누적 재생수 800만 클릭을 돌파했고, 지난 설 연휴 땐 지상파에서 재방송돼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퐁당퐁당러브의 성공에 힘입어 업계에선 웹드라마에 관한 관심이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웹드라마는 10분 남짓한 짧은 드라마다.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플랫폼으로 감상할 수 있어 모바일 시대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지상파 방송국뿐 아니라 CJ E&M이 운영하는 케이블채널 tvN에서도 웹드라마를 포함한 웹 전용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이준협 모모 대표는 일찌감치 지상파에서 웹과 모바일로 넘어가는 콘텐츠의 유통 흐름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말한다. “이미 해외 미디어 업계에선 웹과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엔 웹과 모바일을 넘어 지하철이나 버스 모니터까지 방영 형식을 확대한 영상물을 일컫는 ‘신매체극’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죠. 미국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우리나라도 분명히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죠.”

이 대표는 감독 출신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미디어 트렌드 흐름에 밝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CJ E&M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코미디빅리그’ 같은 유명 예능프로그램의 편집감독으로 활동했다. tvN 입사 전에도 GS그룹 내 한인 음악방송, 기독교방송 GCN TV 등에서 PD 경력을 쌓았다.

특히 이 대표는 SNL 코너 중 하나인 ‘SNL 디지털 쇼트 필름’을 담당하며 짧은 영상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고 한다. 토요일 저녁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SNL 방송 시간까지 편집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하룻밤 정도 새는 건 기본이었지만, 그는 고된 와중에서도 5~10분 남짓한 영상에 완벽한 스토리를 담아내는 이른바 스낵컬쳐(Snack Culture) 영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말한다. “매력적이었어요. 편집하면서도 기발한 발상,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영상에 푹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직접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기 시작했죠. 그래서 회사에 근무하며 몰래몰래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상황을 ‘이준협의 스텔스 모드’라고 말하곤 합니다(웃음).”

그는 2013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서 방영되는 웹콘텐츠를 섭렵하며 트렌드를 분석했고 시장안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도 모색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험난한 창업의 세계로 나서는 것에 대한 주변 지인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너무나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그의 멘토인 노정석 파이브락스 창업자(현 킵코 CSO)를 만나 퇴사를 결심했다.

이 대표는 “당시 노 대표가 ‘인생에 몇 번 기회가 오는데 이를 잡는 사람과 못 잡는 사람이 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며 “신나게 노 한번 저어보자는 심정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2014년 9월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모모’를 설립했다. 사명 ‘모모’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모바일(Mobile)과 무비(Movie)의 앞 두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이 대표가 모모에서 처음 시작했던 사업은 웹드라마 제작이 아닌 웹드라마 ‘큐레이션(사용자의 선호도를 분석해 자동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서비스였다. 하지만 곧바로 난관에 부딪쳤다. 업계 전문가였던 이 대표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웹드라마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국 큐레이션 서비스를 넘어 직접 웹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대표는 말한다. “웹드라마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풍부한 양질의 콘텐츠입니다. 웹툰 시장도 그렇게 성장했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웹드라마는 간접 광고(PPL)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지상파에서 할 수 없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웹드라마 제작이 필수라는 확신을 하고 사업 방향을 바꿨습니다.”

현재 모모의 핵심 사업은 웹드라마 제작과 유통, 그리고 웹드라마 감독 양성이다. 감독 양성은 이 대표가 과거 방송국 근무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 방송 및 영화계에는 능력을 갖추고도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비정규직 감독이 무려 7만 6,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면 더욱 안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감독 양성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모모에 소속된 웹드라마 감독은 총 33명이다. 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든 제작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드라마 제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독 양성이라는 발상의 전환은 외부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여세를 몰아 약 1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모모의 웹드라마 편당 제작비는 3,000만~5,0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기존 방송 매체와 대형 미디어 기업의 제작비 대비 10% 수준이다. 저렴한 제작비는 모모가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독특한 드라마 소재 역시 모모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모는 현재 달달한 로맨스 위주의 웹드라마에서 벗어나 스릴러, 액션, 공포 등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살인 면허를 부여받은 주인공이 세상의 부조리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블랙코미디 웹드라마 ‘살인복권’은 독특한 소재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에서 활약 중인 인기 크리에이터 ‘최군’과의 협업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준협 대표는 향후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그러나 이제 막 탄생한 스타트업 모모의 사업 규모로는 유명 배우나 아이돌 가수를 배우로 캐스팅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 대표는 더욱 참신한 소재와 기획력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이 대표는 “모모가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세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신한 감독을 양성하고, 참신한 배우를 섭외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웹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할 계획이니 앞으로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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