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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입회금 반환 기한 안 지켜도 돼?

<56>입회금 반환 유예기한과 회원 권익

법정 기한보다 연장한

골프장 계약서 유효 판결

'약자' 회원 권익 보호 소홀

김승열 대표




골프장 입회금 반환과 관련해 최근 눈길을 끄는 판결이 있었다. 입회기간이 만료된 회원의 탈퇴 요구에 대해 입회금 반환 유예기간을 법정 기한보다 연장한 골프장의 입회계약서 규정에 관한 별도 설명이 없었더라도 효력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체육시설법 시행령에는 반환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입회금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안에서는 반환청구로부터 3개월 안에 돌려주도록 하고 있어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참고로 약관규제법에서는 계약해제 시 원상회복 의무에 따라 이용자에게 현저하게 부당한 내용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회원권자는 입회금 반환 유예기간이 관련법에 위반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더욱이 골프장 규정이 관련법보다 이용자에게 부당함에도 이에 대해 고지하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이에 법원은 관련법에 위반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입회금 반환에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회원이 한꺼번에 반환을 요구할 때 반환금액이 크며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3개월의 유예기간은 크게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또 회원권자에게는 반환청구 대신 시장에 회원권을 매각하는 사실상의 대안이 있다는 점 등도 고려했다.



법원의 판결은 합리성이 있고 수긍되는 점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시장의 현실적인 사정, 특히 골프장 측의 어려움만 강조되고 회원권자의 권익은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상대적인 약자인 회원권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일반 법리의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원상회복의 일반 법원리로 보면 회원권의 반환과 입회금의 반환이라는 주된 행위가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어느 한쪽도 이를 게을리하면 반드시 지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체육시설법상으로는 골프장 측의 편익을 고려해 그나마 유예기간을 설정해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법원에서 체육시설법에 충실해 골프장의 규정을 무효라고 판시하더라도 골프장에 돌아갈 불이익은 단지 입회금 반환지체에 대한 법정이자 정도의 책임뿐이다.

입회금 반환과 관련해 그간 법원의 일관된 태도는 형평성에 입각하기보다는 회원권자의 희생과 부담을 강조하는 듯해 우려된다. 특히 회생절차에서는 체육시설이라는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회원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지속적인 논의로 법제도 상의 맹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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