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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고를 나온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은행권의 대구 출신 임원들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 등 국내 주요 6대 은행의 전략담당 임원은 모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충남 보령), 이광구 우리은행장(충남 천안), 조용병 신한은행장(대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충남 부여), 박종복 SC은행장(충북 청주) 등 금융권 수장들 내에서는 충청권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핵심 사업부서인 전략 쪽은 대구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 물론 이들은 인맥이나 지연 등에 상관없이 순수 실력으로 전략담당 임원 자리에 올랐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 인사에서 영업지원그룹장을 맡아 우리은행의 영업 및 경영전략을 총괄하게 된 이동건 우리은행 부행장은 대구 경북고 출신이다. 영남대를 졸업한 이 부행장은 최근까지 우리은행의 2인자 자리인 수석부행장으로 일하며 우리은행의 안방 살림을 도맡아왔다.
신한금융지주에서 전략을 총괄하는 김형진 부사장 또한 이 부행장과 마찬가지로 대구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왔다. 김 부사장은 금융권 내에서 업무 강도가 가장 높다는 신한금융에서 손꼽히는 일꾼으로 꼽히며 소재광 전 신한금융 부사장이 담당했던 핀테크 분야까지 최근 맡게 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안효진 부행장 역시 대구 출신이다. 대구 대륜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안 부행장은 업무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신한은행의 미래 그림을 잘 그리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안 부행장의 대륜고 1년 선배이자 단국대를 졸업한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은 전략 및 대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을 가진데다 시원시원한 일 처리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평이 좋다. 김 부행장은 김형진 부사장의 대구 대륜중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권태균 KEB하나은행 전무는 대구 영남고와 서울대를 나와 현재 KEB하나은행의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사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올해 금융권의 최대 이슈였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통합을 이끌어낸 1등 공신으로도 잘 알려졌다. 애초에 외환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데다 하나은행의 3대 노조위원장까지 맡은 전력이 있어 통합 은행에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하동 출신의 허인 국민은행 전무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구고 후배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허 전무는 은행 내 '여신통'으로 알려졌으며 윤종규 KB금융 회장 체제 들어 은행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KB금융 지주에서 담당하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업무도 허 전무가 맡게 돼 국민은행의 미래 먹거리 사업 방향의 핵심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은행에서 전략을 총괄하는 최상록 수석부행장은 대구 계성고 출신이다. 최 수석부행장은 농협은행 내 대표 '영업통'으로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들 대구 출신의 전략담당 임원들은 가끔 사석에서 만나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별도 친목모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요 은행 전략 부문 임원들이 공교롭게 모두 대구 출신이라는 것은 특이한 점"이라며 "하지만 이들이 일찌감치 눈에 띄는 역량을 보여줬던 임원들이었던 만큼 인맥이나 지연과는 상관없이 실력으로 현재 자리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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