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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낮잠 자는 '서비스발전 기본법안'

계형산 한국창업보육협회장·목원대학교 교수

계형산 한국창업보육협회장·목원대 교수




지난 3월9일부터 15일까지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됐다. 한국의 바둑 천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 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 때문이었다.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였고 사람들은 인간의 뇌구조에 착안한 딥러닝 기술 기반의 AI 슈퍼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당혹감과 불안감을 갖기 시작했다. AI의 인류 지배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수많은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다. 이에 앞선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됐고 AI 로봇과 3D 프린터, 사물인터넷(IoT) 들로 인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서는 15∼29세 청년 실업률이 12.5%로 전월(9.5%)보다 3.0%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2000년(11%)의 기록을 갱신한 역대 최고치다. 심지어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하면서 취업을 모색하는 청년들을 포함한 체감 청년 실업률은 2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러한 일자리 부족의 대안으로 세계 각국은 대부분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부처별로 청년 창업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전국 280여개 창업보육센터의 6,254개 창업 기업을 지원해 2014년 기준으로 매출 1조5,000억원, 총고용인원 1만4,000명, 코스닥 등록 기업 22개 배출 등의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청년 실업의 수치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창업 지원이 주로 제조 또는 기술 기반의 창업 기업에 집중되는 반면 산업 내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지원에는 인색하기 때문이다. 전체 중소기업 수가 341만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서비스업은 293만개로 85.7%를 차지한다. 즉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없이는 일자리 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 육성 서비스 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창업에 필요한 자금 등의 지원 근거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 산업에 불리한 제도를 개선하려는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이 2012년 7월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3년9개월째 계류 중인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현재 국회는 4·13총선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휴업 상태다. 유권자들은 입만 벙긋하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는 이들을 이번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지체 없이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의원들이 정말로 일자리 부족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허울 좋은 구호만 남발하는지 지켜보고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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