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간 데 대해 반색하면서 더민주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선거 유세 현장에서 “더민주는 공천자 233명 중 73명인 31%가 운동권 세력”이라며 “운동권 출신 정치인은 박근혜 정부를 망하게 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면서 경제활성화법 등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아왔다”고 비판했다. 더민주가 야권 단일화를 포기하고 여권에 대한 경제심판론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자 이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포퓰리즘’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야권 단일화 포기를 선언한 더민주는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철희 더민주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추세로라면 110석 안팎의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더민주 예상의석인 130석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이 실장은 “현재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발표된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자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더민주 지도부가 야권 단일화 포기를 선언했지만 개인 후보들의 야권 단일화 요구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김병관 더민주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에 실익이 없는 국민의당은 ‘마이웨이’로 일관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더민주 후보로 단일화되면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새누리당 성향의 지지자분들은 단일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하더라도 확장성이 큰 국민의당 후보가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선거에 임박할수록 일부 지역에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렇지만 ‘사표’ 발생으로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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