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을 지지하는 세력이 이제는 자진사퇴를 말하고 있다”면서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신문은 전날 1면 사설을 통해 호세프 대통령과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동반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호세프도 테메르도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이미 국정운영 능력을 잃었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대선을 새로 치르기 위해 테메르 부통령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들어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를 다시 치르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당이 야권의 탄핵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워지면 대통령과 부통령, 연방 상·하원 의원을 새로 선출하는 재선거 시행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과 달리 테메르 부통령은 신문의 사설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테메르 부통령은 지난달 말 연립정권 탈퇴를 선언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PMDB는 하원 513석 가운데 69석, 상원 81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하는 제1당이다. 연정 탈퇴로 호세프 정부에 참여한 PMDB 소속 장관 7명은 오는 12일까지 사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테메르 부통령은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넘겨받아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한편, 현재 가동되는 연방하원 특별위원회에서 탄핵 추진에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5일께 탄핵안에 대한 하원 전체 회의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연방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탄핵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하면 연방상원으로 넘겨지고,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앞서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의 조사 결과 연방하원에서는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의 조사에 응한 하원의원은 442명이었으며, 261명이 탄핵에 찬성했고 117명은 반대했다. 55명은 의견을 아직 정하지 못했고 9명은 답변을 보류했다. 나머지 71명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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