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TX가 개통 1년 만에 애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하루 평균 약 5,000명이 이용하면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KTX 개통과 함께 포항과 주변 대도시를 잇는 도로·철도가 잇따라 추진되며 개통을 앞두고 있어 ‘호랑이 꼬리’(호미곶)에 비유되는 포항이 ‘교통 오지’에서 ‘교통 요충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5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서울 KTX가 지난 2일 개통 1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달까지 173만명, 하루 평균 4,760명이 포항역을 통해 KTX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포항 KTX를 하루 평균 3,266명 가량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이보다 1.46배 많았다. 하루 평균 열차표 판매수익도 1억원에 육박했다.
1일 20회(왕복) 운행 중인 포항 KTX는 포항~서울 이동시간이 2시간 15~30분대로 종전(4시간 30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서울에서 볼 경우 KTX 노선이 없는 강릉보다 포항이 ‘가장 가까운 동해’가 된 것이다. 서울에 사는 가정주부가 아침 식사를 한 뒤 KTX를 타고 포항에 도착해 죽도시장에서 장을 보고 오후 3~4시 다시 서울에 도착해 싱싱한 해산물로 저녁을 준비할 수도 있게 됐다.
포항 KTX 이용객은 지난해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전후를 제외하고는 매달 꾸준히 증가했다.
포항 전체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흥해읍 초곡리·성곡리·이인리 등 역세권 지역의 공시지가는 지난 2011년 이후 연평균 10.1%나 올랐다. 같은 기간 포항 도심의 평균 공시지가가 연평균 2.4% 상승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또 지난해 역세권 일대 주택건설계획 승인이 7건으로 포항시 전체(17건)의 41%를 차지하는 등 역세권 형성에 따른 지가 상승 및 공동주택 건립도 활발하다.
특히 포항 KTX를 시작으로 포항은 이제 교통 요충지로 변모하고 있다. 부산·울산에서 포항을 거쳐 강원도로 이어지는 도로와 철도가 잇따라 개통을 앞두고 있어서다. 우선 오는 6월에는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한다. 앞서 울산 울주군에서 경주를 거쳐 포항 오천읍까지 연결되는 53.7㎞ 도로는 지난해 말 부분 개통했다. 부산과 속초를 잇는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인 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포항에서 울산까지 30분, 부산은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포항~경주~울산(76㎞)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은 2018년에 개통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부산~울산~경주~포항 운행시간은 기존 64분에서 48분으로 단축된다.
포항~삼척 동해중부선(단선 철도)도 2018년 완공 예정이어서 관광객 및 물류 수송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이 외에도 KTX 포항역과 영일만항 사이를 잇는 인입철도(11.3㎞)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어서 영일만항과 배후산업단지의 물류비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KTX 개통 이후 포항은 ‘수도권 빨대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용객이 예측보다 훨씬 많은 만큼 KTX 증편 협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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