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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금융 '리딩뱅크' 진검승부...계열사 경쟁력은

KB, 현대증권 인수 앞둬

증권 자회사 우위 확보로

전체 실적 폭발적 성장 기대

신한, 자산건전·효율성 강점

카드 시장서도 부동의 1위

경쟁력 당분간 다소 앞설듯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올해부터 KB금융과 신한금융 간의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최근 수년간 KB는 업계 1위 신한의 실적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증권 자회사의 우위를 KB가 가져가는 만큼 정말 해볼 만한 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금융계 안팎에서 나온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무려 1,200만명의 활동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이 증권 계열사 등과 시너지를 낼 경우 KB 전체 실적은 폭발력 있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계열사별 경쟁력을 꼼꼼히 비교해보면 현대증권 인수에도 불구, KB가 신한의 실적을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는 게 금융권 전반의 시각이다. 두 금융지주를 비교하는 핵심 척도는 은행의 건전성, 카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에 대한 KB 지분 규모 등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선 맏형인 은행에서 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200만~300만명가량 활동고객이 많고 촘촘한 네트워크를 보유해 규모에서 압도적 우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자산 건전성과 효율성에서 신한은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부실채권(NPL)비율은 0.80%인 반면 국민은행은 1.10%로 0.30%가 많다. 부실 여신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의미하는 NPL 커버리지 비율 또한 신한은행은 173%에 달하는 반면 국민은행은 151.6% 수준이다.

은행은 대출 자산보다 ‘질’이 중요한 업종임을 고려하면 두 은행의 실적은 이 건전성에서 갈린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 실적(1조4,897억원)과 국민은행 실적(1조1,072억원)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이 같은 자산 건전성의 영향이 크다. 중소형 은행이라면 부실 여신을 쳐내고 은행 자산을 비교적 빠르게 리모델링할 수도 있겠으나 거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현실적으로 자산을 조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다 판관비도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구조다.



카드 시장에서는 신한카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민카드가 2위로 맹추격하고 있으나 1위와 2위의 격차는 역시 줄이기 힘든 구조다. 회원 수가 2,000만명이 넘는 신한카드는 B2B 마케팅에서 확실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있어 두 회사의 당기 순이익은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신한이 LG카드 인수를 통해 현재의 자리에 올랐던 것처럼 인수합병(M&A) 없이 카드 시장에서 신한과 KB의 순위 손바뀜이 일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앞으로 KB가 신한에 제대로 반격할 수 있는 업종은 증권업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KB는 업계 3위권의 증권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됐고 신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은행+증권’의 협업 모델도 제대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근 3년간 저금리로 신한은행에서 빠진 자금 중 상당수가 신한의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투로 흘러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KB 역시 믿음직한 저금리의 완충 지대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현대증권의 투자 상품 공급력과 국민은행의 고객 네트워크 및 판매 역량이 합쳐지면 금융 시장 전체적으로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KB가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은 당분간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KB그룹 당기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진할 수 있다. 현대증권의 당기순익이 수천억원 발생한다 해도 KB는 보유 지분만큼만 순익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1,642억원의 당기순익을 냈지만 KB는 보유 지분(33.3%)만큼만 순익으로 잡혔다.

보험업의 경우 신한은 생명보험사가 주력이고 KB는 손해보험사가 주력이라 수평 비교는 어렵다. 단 보험 시장에서 이들 KB와 신한의 격전은 향후 3년 내에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오는 2020년 도입되면 4~5곳의 생보사들이 인수합병 시장에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탓이다. 금융지주의 한 고위관계자는 “단순히 실적만 놓고 보면 KB가 앞으로도 신한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는 당기 순익보다는 고객의 수익률과 같은 지표가 리딩뱅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홍우·강동효·양철민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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