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전국 일제히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에는 4,120명을 뽑는 자리에 사상 최대인원인 22만명이 몰렸고 이 중 40세 이상도 1만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더 내고 덜 받게’ 공무원 연금이 고쳐졌지만, 공무원을 향한 열기가 나이를 불문하고 식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이 같은 ‘공무원 열풍’은 지속할 수 있을까?
10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9급 초임부터 국무총리까지 우리나라 모든 공무원의 평균연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소득월액 평균은 지난해 기준으로 5,604만원(세전)이다. 2011년 이후 4년간 연평균 상승 폭을 적용하면 올해는 5,860만원선으로 추정된다.
공무원 기본급에 정액급식비·직급보조비·정근수당·명절휴가비와 ‘맞춤형 복지비’까지 고려하면 9급 지방직의 초임은 2,600만∼2,700만원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4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평균 3,491만원이다. 하지만 이 조사에 포함된 주요 400여 기업에서 뽑는 정규직 일자리는 전체 취업준비생 중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기간제 초임은 2,189만원으로 9급 공무원보다 훨씬 적다. 결국, 고용 인원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많고, 기간제가 계속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9급 공무원 처우가 기업 신입사원에 견줘 전혀 나쁘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정년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민간부문은 정년보장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다. 정시퇴근, 주5일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기업은 부지기수다.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일·가정 양립정책과 양성평등 인사정책도 특히 여성 지원자들을 공무원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선발인원이 많고 채용과정이 상대적으로 공정하므로 누구든 끈기 있게 공부만 한다면 합격한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공시 열풍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 공시생은 “사법고시처럼 어렵지 않아 실수만 안 하면 다음에는 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시는 마약 같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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