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수비수 홍정호(27)는 10일(한국시간) 리그 29라운드 브레멘 원정에서 후반 42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교체투입 1분 만에 나온 4개월 만의 시즌 2호 골이었다. 4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놀라운 결정력을 선보였다. 문전으로 날아온 프리킥 때 오른발을 내밀어 골망을 가른 것. 18개 팀 중 16위로 2부리그 강등권이던 아우크스는 2대1 승리로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을 끊고 15위(7승9무13패·승점 30)로 올라섰다.
팀을 구한 영웅이 된 홍정호는 자신도 구했다. 지난 3일 마인츠전에서 수비 실수를 저지르며 패배(2대4)의 빌미를 제공했던 홍정호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명예회복을 한 셈이다. 이날 브레멘전은 신태용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본 경기였다. 사실상 리우행이 확정된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인 홍정호는 신 감독 앞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킨 셈이다.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올림픽축구에 23세 초과 선수는 3명까지 데려갈 수 있다.
홍정호는 팀 동료 구자철에 대한 미안함도 덜었다. 구자철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는데 지난 마인츠전 때 홍정호가 상대 공격수와 엉켜 넘어져 파울을 받자 주심에게 항의하다 받은 경고였다. 홍정호는 자신을 변호하다 출전 기회를 잃은 구자철에게 팀 승리를 선물한 셈이다. 마인츠전에서 시즌 8호 골을 넣은 구자철은 다음 경기에서 9호 골을 노린다. 지동원(아우크스)은 허벅지 부상 여파로 결장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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