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효성이 지난 1999∼2000년에 발행한 해외 BW 신주인수권의 행사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
BW는 일정한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회사채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외자 유치를 위해 해외에서도 BW를 발행하지만 일부 대기업 오너들이 ‘검은 머리 외국인’을 내세워 이를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차익을 챙기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효성은 1999년과 2000년 각각 190회차와 200회차 해외 BW를 총 권면가액 6,000만달러 규모로 발행했고 이후 이 중 약 60%의 신주인수권을 조현준 사장 등 효성 일가 삼형제가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은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2003년 12월 문제가 된 3,400만달러 상당의 신주인수권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효성이 신주인수권 일부를 행사해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일단 효성이 소각 의사를 밝힌 3,400만달러의 신주인수권은 소각된 것으로 확인했다. 또 나머지 2,600만달러 중 1,000만달러는 효성 측이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인수한 사실이 올 1월 법원에서 밝혀졌고 효성 측은 이와 관련한 양도세와 가산세를 국세청에 납부했다. 금감원은 나머지 1,600만달러의 BW 신주인수권 행사 내역을 들여다보면서 오너 일가의 개입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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