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복지단 5월부터 미국·일본담배회사 PX 입점 허용
‘발표 왜 늦췄나’ 의문, 외국계 우대 의혹도
창군 68년 만에 외국산 담배가 군에서 팔린다.
군 장병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미국계 뿐 아니라 일본 담배까지 5월부터 군 마트(PX)에서 정식 판매를 앞두고 있다.
국군복지단은 ‘4개 담배회사들이 PX 판매를 신규신청한 35개 품목 가운데 3개 회사 4종을 새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PX 판매 담배로 KT&G가 24개 품목을 독점 납품해 왔으나 복지단은 4개 품목을 취소하고 4개 품목이 새로 지정했다.
새로 지정된 4개 품목은 KT&G의 레종 프렌치 블랙과 보헴시가 슬림핏 브라운 등 2종과 일본 JTI사의 메비우스 LSS 윈드 블루, 미국계 필립모리스사의 말보로 이 골드 오리지널 등으로 앞으로 1년간 PX 공급자격을 얻었다. 외국산 담배가 PX에서 판매되기는 지난 1948년 창군 이래 처음이다. 6.25 전쟁과 월남전 중에 미군에 공급되는 양담배가 한국군에 일부 배정된 적은 있어도 PX 입점은 사상 초유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 안팎에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담배회사들의 사회 공헌도 평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데다 일본계 회사의 경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극우단체를 지원했는지 여부가 평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선정 당일 결과를 발표하던 예년과 달리 발표를 하루 지연해 총선 당일 오후에야 공개한 점도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발표를 지연했다는 것이다. 군은 이에 대해 공명정대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을 보였다.
군이 PX에서 외국산 담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군납 담배시장을 2006년 외국계 회사에도 개방한지 10년 만이다. 외국계 담배 제조업체들은 이번 납품심사 이전 정부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었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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