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지난해 19조원을 배당해 시가배당률이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을 넘어섰다. 최근 5년간 현금배당을 실시한 법인들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나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의 주가도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월 결산 법인의 최근 5년간 결산 현금배당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당금은 총 1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통주 평균 시가배당률(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은 1.74%로 최근 5년간 처음으로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1.698%)을 넘어섰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초과한 현금배당 법인은 199곳에 달했다. 이들 중 일정실업(008500)(4.3%), 아주캐피탈(033660)(5.9%), 진양산업(003780)(4.7%), 한국쉘석유(002960)(3.7%) 등 30개 기업은 지난 2011년부터 5년 연속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넘어섰다.
현금배당을 실시한 법인들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종합주가지수의 등락률을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26.2%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실현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을 가장 많이 한 기업은 삼성전자(005930)와 한국전력(015760)공사였다. 특히 한전은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으로 13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려 창사 이후 최대치인 1조9,9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전년보다 배당액을 520% 늘렸다. 전문가들은 한전의 배당액 증가가 지난해 전체 기업의 배당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한국전력(015760)이 배당을 다소 줄이겠지만 국민연금이 배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고 외국인투자가들도 강하게 배당을 요구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화학, 철강업종 등의 배당이 올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올해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통신이나 음식료 분야는 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배당도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배당 촉진 관련 정책이 올해도 대거 가동되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질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최근 정책 변화로 대주주가 배당소득세율상의 인센티브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증권(003450)은 최근 배당 및 순이익 컨센서스를 통해 거래소에서 MH에탄올(023150)·텔코웨어·삼양홀딩스(000070)·LS(006260)·에넥스(011090)·녹십자홀딩스(005250) 등이 고배당 주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열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면서 배당이 오히려 대주주에게 이득이 되는 경향이 있다”며 “배당에 힘입어 주가가 올라가는 경우도 많아 기업들의 인식도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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