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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돋보기> "청사 보안강화에 출근때 공항 출국 심사 받는 기분"

차량으로 기재부 정문 출입때

경비대에 공무원증 보여주고

지하주차장 입구서 또 제시

1층 금속검색대도 통과해야

아침엔 야단법석..점심땐 안해

"본인 확인만 하면 될걸" 푸념

“아침마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 밟는 것 같아요.”(경제부처 A국장).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인사혁신처 건물에 침입해 성적표를 위조한 사건이 터진 후 정부부처가 출입 관리를 강화하자 세종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출근 시간인 오전9시. 세종시 각 부처 정부청사 입구에는 인천공항 출국 검색대처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차량을 이용해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청사에 들어가려면 우선 차량이 기재부 정문을 통과할 때 청사 경비대에 사진이 박힌 공무원증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앞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때 또 경비대에 한 번 더 공무원증을 제시해야 한다. 차량을 주차한 후 청사에 들어가면 1층에서 소지품은 바구니에 따로 다 담고 가방은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한다. 이후 문(門)형 금속검색대를 지나면 경비대 직원이 또 금속검색기로 몸을 검사한다. 그리고 출입문에 공무원증을 찍은 후 화면에 사진이 등록된 사람인지 확인하면 비로소 들어갈 수 있다. B 과장은 “공무원증 사진과 실물을 대조만 해도 확인도 되는데 왜 두 번, 세 번 보여주고 가방까지 검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 서울청사를 찾았던 한 부처의 C 과장도 출입구의 줄이 길 건너 건물인 외교부까지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C 과장은 “세종~서울을 KTX로 오가며 회의시간을 겨우 맞추고 있는데 입구에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줄을 세우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불평했다. 업무차 외부인이 찾아올 때도 담당 공무원이 입구까지 내려가야 한다. D 과장은 “대외 협의를 위해 하루에도 몇 명씩 사람이 오는데 매번 1층까지 왔다 갔다 하느라 업무 리듬이 깨진다”고 말한다.



공무원들은 보안 강화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다. 하지만 본인 확인하면 될 일을 마치 쇼를 하듯 한다는 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경제부처의 공무원은 “지하로 가면 그냥 걸어서 무사통과 할 수 있는 곳도 있어요. 아침에는 야단법석을 떨다가 점심때 안 할 때도 많고요…쇼도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일을 하지…”라며 푸념을 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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