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분양 시장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서울 강남 등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 홀로 활황’인 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최고 분양가 단지들이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5월부터 주택대출 규제가 지방에도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청약 열기가 지속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부산 동구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부산항’은 22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5대1 경쟁률로 전 주택이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69㎡로 132대1을 기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선보인 단지들도 잇따라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월 3.3㎡당 평균 분양가 1,104만원에 공급된 금정구 ‘온천장역동원로얄듀크’는 36대1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또 3월 선보인 동래구 ‘온천천경동리인타워’는 평균 분양가 1,133만원에도 36대1을 기록했다.
특히 4월 분양한 ‘연산더샵’은 분양가 1,033만원에 239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이달 27일 GS건설이 1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는 분양가를 역대 최고 수준인 3.3㎡당 평균 1,650만원대로 책정했다.
부산의 분양 시장 열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 분양한 53개 아파트 단지 중 50곳이 1순위에서, 나머지 3곳도 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 올해도 1·4분기 11곳 중 9곳이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대구와 달리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비수도권 지방 광역시 중 대구와 광주는 각각 0.07%, 0.01% 하락했지만 부산과 울산은 각각 0.04%, 0.03% 상승했다.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을 추려도 부산 연제구와 수영구·동래구가 모두 0.1% 내외로 올라 울산 울주군·중구와 함께 상위권을 휩쓸었다.
청약 열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올 5월부터 지방도 주택대출 심사기준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지방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 속에서도 부산은 분양 시장 호조와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 입주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 1·4분기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월부터 지방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부산·대구 등 지방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매수심리가 위축돼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부산 미분양 아파트 물량 (단위: 가구)
2015년 12월 1,290
2016년 1월 1,308
2016년 2월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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