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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큰손마저 "클린턴이 나을수도"

찰스 코흐 "공화당 경선주자 발언에 경악"

트럼프 무슬림 입국 금지에 "나치정권 떠올려"

찰스 코흐/자료=코흐 인더스트리 홈페이지




미국 공화당의 최대 ‘돈줄’인 석유재벌 찰스(80)·데이비드(75) 코흐 형제가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화당 경선의 물을 잔뜩 흐려 놓은 도널드 트럼프 등 주요 후보들의 막말과 비상식적인 공약에 공화당의 대표적인 큰손 후원자마저 등을 돌릴 태세를 보이면서 후보 선출을 둘러싼 공화당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흐 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이자 ‘코흐 형제’의 형인 찰스 코흐는 24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공화당 경선주자들의 일부 발언에 경악했다며,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 주자들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지를 하기 위해서는)그의 행동이 지금 그가 하는 말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가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작은 정부’의 옹호자인 그는 또 정부 크기와 지출 증가라는 면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정부가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정부의 2.5배에 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클린턴 정부가 부시 정부보다 나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경선 주자들이 코흐 형제의 주요 관심사인 세금 이슈를 다루지 않고 있는 점이 그의 지지를 잃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등 후보들의 ‘막말’ 행진이 결정적으로 코흐 형제의 심기를 건드렸다. 찰스 코흐는 이날 인터뷰에서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이 “독일 나치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융단폭격’을 공약한 크루즈 의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미 공화당 경선의 2, 3위 주자인 크루즈 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럼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앞으로 남은 캠페인 기간 동안 손을 잡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이날 전했다. 두 후보의 선거캠프는 이날 각각 발표한 성명을 통해 크루즈는 인디애나주에서, 케이식은 오리건과 뉴멕시코주에서 각각 대의원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트럼프가 후보 선출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공동전선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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