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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비절벽 얼마나 심하면 임시휴일 또 검토하나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임시공휴일 카드를 또다시 꺼낼 조짐이다. 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5월5일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를 28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성사된다면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실현되는 셈이다. 분위기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이미 지난해 8월14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1조원이 훌쩍 넘는 내수진작 효과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임시공휴일이 된다면 연휴기간이 하루 더 길어져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한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쉬는 날이 늘었으니 마냥 기뻐해야 할까. 오히려 임시공휴일이라는 비상대책을 또 동원해야 하는 현실이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지난해 4·4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충격이 있었던 지난해 2·4분기 이후 가장 낮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종료되면서 민간소비는 되레 0.3% 줄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정부와 한은은 2·4분기부터 자동차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마냥 믿기는 힘들다. 되레 올해 기업 신규채용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조선·해운 등 한계업종 구조조정으로 대량실업도 불가피해 보인다. 내수회복은커녕 구조조정발 소비절벽이 일어날 판이다.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소비를 유도하려는 정부의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언제까지 휴일을 늘릴 수는 없다. 최선의 방안은 경제주체들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위로부터의 소비를 유도하고 여의치 않으면 가계소득을 높여 분수효과라도 만들어야 한다. 구조개혁과 산업 재조정으로 경제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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