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소비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황사마스크나 세정제 구매는 기본이고 아이를 둔 부모는 야외놀이터보다 키즈카페 등 실내를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특히 결혼이 많은 5월을 코앞에 두고 혼수 목록에는 공기청정기가 필수품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가 ‘좋음(0∼50㎍/㎥)’으로 나타난 날은 단 6일에 그쳤다. 이러다 보니 번번이 나들이 계획을 망친 사람들은 ‘잔인한 4월’이라는 푸념을 하고 있다. 세살배기 딸을 키우는 김정우(36)씨는 “이달에 주말나들이 갈 계획을 잔뜩 세웠는데 실제로 나간 건 딱 한 번뿐”이라며 “봄철에 실내 쇼핑몰이나 키즈카페로 갈 수밖에 없어 너무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다음달 ‘5월의 신부’가 되는 직장인 김다정(31)씨는 최근 혼수용품 목록에서 커피머신을 빼고 공기청정기를 추가했다. 김씨는 “날로 심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고려해 비슷한 가격대의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주변에 결혼을 앞둔 대부분의 친구들도 공기청정기를 필수 혼수 목록에 넣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공기청정기 생산업체와 마스크·세정제 등을 판매하는 제약업체 들은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실제 지난해 6,000억원이던 국내 공기청정기의 시장 규모는 올해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0만원이 넘는 수입 공기청정기 제품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또 동아제약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출시한 안구세정제 ‘아이봉’의 초도 물량은 품절이 됐고 눈의 각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재생 점안액인 ‘리안’도 한때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송대웅기자 sd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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