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첫 대면을 자신들의 정치적 스승 이야기로 시작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통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해 국내 정치를 쥐락펴락해 온 두 거두의 문하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우상호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문하에서 정치를 처음 배웠고, 나는 JP 총재 문하에서 배웠다”며 “그때 두 어른들은 지금 요구되는 협치를 처음으로 실천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 중에서 ‘정치인은 모름지기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대통령 되실 때 (나라가 많이) 어려웠는데, 외환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던 경험들을 본받아야겠다고 몇 번씩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제 정치 스승을 그렇게 높이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넥타이 색깔도 서로를 배려해 정진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매고 서로를 맞았다. 그만큼 만나기 직전부터 배려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노란색 넥타이는 친노중심의 열린우리당 색깔이어서 DJ때의 민주당 색깔이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DJ의 평화민주당 시절 로고색깔이 진한 황색계통이었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야가 자율성을 갖고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여당 대표께서 중심을 잡아서 청와대를 잘 설득해 달라”며 “그러면 야당도 적극 협력해 당면한 위기 극복과 국민 민생에 집중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옳으신 말씀”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김대중 대통령의 혜안과 위기관리, 실사구시적인 운영 등에 대해 공감하면서 해법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월세 상승이나 사교육비,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많다”며 “우리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상 어려움을 해결하는 국회가 돼야 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지적하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세상에 부자를 위한, 강자를 위한 정치는 없다”며 “소통하고 대화하고 타협해서 좋은 정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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