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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한강 “수상 이전처럼 아무 일 없었던듯 살았으면...”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

"고통 속에서도 더럽혀지지 않는 것 쓰고 싶었죠"

소설가 한강이 24일 홍대 한 커피숍에서 가진 신작 소설 ‘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난다




“고통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통은 우리 삶의 일부로 계속 같이 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설가 한강은 24일 홍대 한 커피숍에서 가진 신작 소설 ‘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릴 때부터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 문제가 저에겐 커다란 숙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가는 맨부커상을 안겨 준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 등에서 폭력적 상황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인 고통은 이번 신작에서도 짙게 묻어난다.

작가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나치에 저항해 봉기를 일으켰던 폴란드 바르샤바에 머물면서 이 도시를 닮은 사람을 상상했다. 완전히 파괴됐다 재건된 도시를 보면 작가는 고통 속에서도 파괴될 수 없는 것들을 얘기기하고 싶어졌다.

한강 작가는 “이 도시의 살았던 사람들에게 ‘흰’ 같은 더럽히려고 해도 더럽힐 수 없는 밝음, 눈부신 느낌, 그런 것들을 주고 싶다고 생각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대로 ‘흰’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65편의 시가 실린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을 만큼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완성도를 자랑한다. 책 속에 담겨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차미혜 작가의 사진은 ‘흰’의 이미지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흰’출간 기념 간담회였지만, 맨부커상 수상 이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인 만큼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차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린 상태였고, 현실감 없는 상태에서 상을 받았던 것 같다”며 “기쁘다거나 하기보다는 참 이상하다, 그런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본인을 향한 관심이 한국 문단으로까지 이어지길 희망했다. 그는 “제 소설만 읽지 마시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후배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 이전과 같이 아무 일 없이 살고 싶다”는 그는 예전과 같이 자신의 방에서 다음 작품 집필에 몰두할 계획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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