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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조선 협력사, 목숨줄 끊길라…









“우리가 언제 힘들지 않은 적이 있었나, 앞으로 2∼3년만 견디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골이 좀 깊은 것 같아….”

지난 20일 오전2시 울산 북구 산업로 변에 위치한 울산경제진흥원 건물 앞 주차장이 때아닌 캠핑장으로 변했다. 한낮 30도 가까이 올라간 열기도 쌀쌀한 새벽 기운을 억누르지 못해 몇몇은 차에서, 몇몇은 텐트 안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이들은 울산 지역 조선업 사내협력업체 대표, 또는 자금 담당 직원들로 울산경제진흥원에서 나오는 경영안정자금을 접수하기 위해 전날부터 줄을 섰다. 융자 규모는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지만 300여개사에 이르는 사내협력업체 모두가 지원 받을 수 있는 규모는 못 됐다.

선착순 마감이라는 소식에 전날 오후10시부터 줄을 선 이도 있었다. 하지만 울산경제진흥원이 입주한 건물은 오후11시부터 다음날 오전5시까지 건물 관리를 위해 모든 출입이 통제된다. 주차장에 차를 댄 협력업체 담당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지루한 시간을 달랬다. 일부는 차에 있는 캠핑 장비를 꺼내 주차장에 늘어놓았다. 이렇게 해서 6∼7동의 텐트가 세워졌으며 커피와 담배를 곁들이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도착한 A협력사의 K과장은 “이 자금으로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은 도움이 된다”며 “한 푼이라도 아쉬워 밤을 새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청 지급) 단가가 너무 안 좋다 보니 서로 자기 회사의 딱한 사정을 토로하기에 바빴다”며 “우리도 인건비는 어떻게 해본다지만 4대 보험이나 퇴직금 적립은 힘든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날부터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주차장에 모인 것을 안 울산경제진흥원 기업지원팀 담당자는 건물이 열리는 오전5시에 출근해 30여개 협력사 직원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날 하루 만에 104개 협력사로부터 지원 신청을 받았다. 전체 300여개사 가운데 지난 2년간 경영안정자금을 지원 받은 업체는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사실상 신청 대상 기업 대부분이 하루 만에 지원 접수를 한 셈이다.

울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업체당 최대 3억원으로 지원 금액을 검토한 결과 먼저 온 44개 협력사 정도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접수 금액이 241억원으로 모두 지원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추가 협의를 통해 나머지 협력사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관문이 남아 있다. 울산경제진흥원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더라도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을 통과해야 은행 문턱을 밟을 수 있다. 대출조건은 2년 거치 일시상환이며 융자 한도는 업체당 3억원까지다. 대출은 14개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며 울산경제진흥원은 업체별 융자금에 대한 대출이자 중 일부(3% 이내)를 2년간 지원한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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