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위기와 정정불안 탓에 베네수엘라의 하늘길이 닫히고 있다.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베네수엘라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음달 17일부터 프랑크푸르트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간 노선 운항(주 3회)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노선의 폐쇄 이유는 사업상 이유로 독일과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승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환전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도 기업이 제대로 거두기 어려웠다는 점 등이 꼽혔다. FT는 루프트한자의 취항중단은 식량부족과 약탈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베네수엘라 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루프트한자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악화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며 “다른 외국계 회사들처럼 우리도 베네수엘라 국외로 자금을 이전하는 것과 달러로 환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도 베네수엘라 취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정치·경제 위기와 복잡한 거시경제 상황 등을 언급했다.
이보다 앞서 에어캐나다와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알리탈리아 등 대형 항공사들도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브라질 항공사인 골은 지난 2월 상파울루와 카라카스를 잇는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수출의 96%가 석유인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책과 유가급락으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항공사들이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 38억 달러(4조5천억원)의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