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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 늘어도 더 외롭고 힘들다는 한국 사회

우리 사회에 삶의 물질적 수준과 삶의 질 간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은 2009년에 비해 12.28% 늘어 조사대상 29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규직 근로자의 연평균 총소득 증가율도 7.3%로 으뜸이다. 반면 주관적 평가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36개국 중 29위에 머물렀고 주변에 의지할 사람을 묻는 질문에서도 꼴찌를 기록했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졌지만 외롭고 힘들어졌다는 불만은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전월세 가격의 고공행진은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공교육 붕괴로 학원과 과외비 부담도 태산처럼 무겁다. 여기에 세금 등을 포함해 꼭 필요한 지출에만 전체 소득의 40% 이상을 쏟아부으니 쓸 돈이 남을 리 없다. 수입이 늘어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데는 이런 구조적 요인이 있다. 갈수록 깊어가는 사회 양극화도 이를 부채질한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월평균 소득 격차는 10년 전에 비해 300만원 이상 더 벌어졌다. 소득 불균형은 교육 양극화로 연결돼 객관적 여건이 좋아졌음에도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한국 사회에서 계층 상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피해의식을 증폭시키면서 국민을 부정의 터널에 가둬버린 셈이다.

삶의 질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정부의 사회통합과 경제살리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열과 갈등의 소지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중산층을 복원하고 소득 격차를 줄여 사회갈등의 여지를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현상으로 이런 유의 설문조사마다 주관적 평가가 유독 비관적으로 나타나는 배경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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