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페스티벌이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유럽뿐 아니라 세계로 진출할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음달 6일 개막하는 세계적인 연극축제 아비뇽페스티벌에서 ‘한국 특집’을 준비하고 있는 알랭 티마르(사진) 테아트르 데알 극장장 겸 예술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5∼20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한국 특집에서는 소리꾼 이자람의 ‘이방인의 노래’와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모파상 단편선’, 극단 돌곶이의 ‘모두에 맞서는 모든 사람들’ 등 세 작품이 해외 관객과 만난다. 특히 테아트르 데알은 아비뇽페스티벌의 중심 극장 중 하나로 이곳에서 공연되는 것 자체가 축제 기간 중 관객들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한 만큼 우리 연극의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게다가 최근 페스티벌에서 아시아 연극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연극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마르 감독은 특히 한국 연극의 에너지·순수성 그리고 전통과 현대성의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작품과 비교했을 때 관객 입장에서 한국 연극은 생동감과 힘이 넘칩니다. 특히 한국 예술가들이 전통을 인식하고 배우면서도 현대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또 이번 페스티벌에서 소개되는 ‘모두에 맞서는 모든 사람들’은 티마르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출연하는 한불 합작 공연이다. 부조리극 작가 아르튀르 아다모프가 쓴 이 작품은 가상 국가에서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속출하자 사람들의 분노가 정부가 아닌 외국인 노동자 등 이방인에게 향하는 등 서로 적대하다 파국을 맞는 내용을 다룬다.
약 두 달 반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작품을 준비한 그는 “음악이면 음악, 무용에 가까운 안무면 안무, 한국의 소리까지 주문하는 모든 것을 해내는 것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에 맞서는 모든 사람들’은 페스티벌 공연에 앞서 오는 1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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