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저유가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수출 부진 탓에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경상 흑자 규모는 대폭 줄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동 경상수지 적자는 343억 7,000만 달러로 전년 799억 4,000만 달러 대비 455억 7,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 흑자(1,058억7,000만달러)의 43%에 달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2년 508억 4,000만달러에서 2013년 811억 5,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된 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15억 달러 증가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은 관계자는 “정확하게 수치를 추산하긴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10달러 정도 하락하면 경상수지 개선 효과는 연간 80억 달러 수준”이라며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었던 것은 저유가로 중동 쪽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많이 개선된 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 부진으로 주요 교역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51억 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9억 1,000만달러가 감소했다. 미국(338억 5,000만달러)은 71억 4,000만달러, 동남아(621억달러)는 114억 1,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중남미에서 교역에서 남긴 경상흑자도 183억 3,000만달러에서 148억 6,000만달러로 34억 7,000만달러 뒷걸음질했다.
엔저로 인해 국내 여행객이 많이 찾은 일본은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지면서 161억6,000만달러에서 196억8,000만달러로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
다만 유럽연합(EU)는 상품수지가 개선되면서 130억9,000만달러에서 88억4,000만달러로 경상 적자 폭이 줄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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