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현 경영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를 맞이할 수 있다며 변화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하반기 경영 화두를 던졌다고 3일 밝혔다. 이 날 회의는 브렉시트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18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으로 경영환경이 계속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 경영진에게 환골탈태 수준의 혁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SK그룹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무선 마이크를 달고 약 1시간 가량 각 계열사별 CEO들 앞에서 그룹에 닥친 위기와 변화 방법을 TED 방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현 경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우(느린)가 아니라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며 “환경이 변하면 돈 버는 방법도 바꿔야 하는데 과연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지 등 사업의 근본을 고민해봤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성공이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현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고, 대부분 관계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직원은 자신도 행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SK 역시 사회에 행복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각 계열사 CEO가 사업·조직·문화의 구체적인 변화와 실천계획을 하반기 CEO 세미나 때까지 정하고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 변화가 필요한 영역으로 돈 버는 방법과 일하는 방법, 자산의 효율화 등 3가지를 강조하며 “중장기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재원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산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SK그룹 PR팀장인 이만우 부사장은 “그간 강조돼온 변화의 속도와 깊이 등 2차원적인 개념을 넘어 변화의 대상과 방법, 변화의 목적까지 아울렀다”며 “앞으로 SK 관계사들은 최 회장이 제시한 방향성에 맞춰 근본적인 변화들을 일으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