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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인력 매칭 지지부진…'헛다리' 짚은 청년인턴제

수요 반영 안한 무리한 할당에 중견련 매칭률 37% 그쳐

내일채움공제·직무체험으로 전환한다지만 성과 미지수

"기업상황 감안한 제도시행 등 근본대책 마련해야" 지적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채용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송은석기자




국내 기업 관련 단체 가운데 중견기업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가진 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청년취업 인턴 인원 2,000명을 할당받았다. 정부는 그동안 중소기업 중심으로 실시해오던 청년취업인턴제 대상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해 9월부터 시범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청년인턴제 대상을 늘림으로써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 취업난을 완화하고 해당 기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부 의도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견련이 할당받은 청년인턴 인원 2,000명 가운데 실제로 기업에 매칭된 인원은 250명에 그쳤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견련은 올해 400명의 청년인턴을 할당받았으나 150명만 매칭시키는 데 성공했다. 매칭 성사율이 37%에 불과한 셈이다.



정부가 중견·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청년 실업난을 완화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취업인턴제가 삐걱거리고 있다. 청년취업인턴제는 참여기업에 인턴 기간인 3개월 동안 180만원의 지원금을 정부가 지급하고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해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할 경우 최대 390만원의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그동안 인력 미스매치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중소기업들은 이 제도를 활용해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았다.

문제는 정부가 시행 대상을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으로 확대했지만 매칭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청년들에게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인턴 채용에 나서지 않아서다.

중견련뿐 아니라 벤처기업협회도 올해 할당받은 전체 인원 1,200명 가운데 615명을 연결해 매칭률 자체는 50%를 넘어섰지만 매칭 기업 중 중견기업의 비중은 미미하다. 그나마 중견련과 벤처기업협회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노비즈협회는 지난해 시범 실시한 청년인턴제의 목표인원 대비 매칭률이 10% 정도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까지 목표인원 대비 매칭률이 한자릿수인 기관이나 기업도 수두룩하다. 한 운영기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면 몰라도 중견기업은 매칭이 쉽지 않다”며 “매칭률이 두자릿수만 돼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신청만 받아 인원을 할당한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수급이 어려운 기업들이 청년인턴제를 활용하면 인재탐색과 채용 과정에서 부담과 비용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지만 강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강소·중견기업에는 이미 인재들이 몰리고 있어 번거로운 청년인턴제를 활용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약간의 정부 지원금을 얻기 위해 검증이 덜 된 지원자를 채용하기보다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를 뽑겠다는 생각이 훨씬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문제점이 부각되자 정부는 올해 강소·중견기업에 할당된 청년취업인턴제 대상 인원 3만명 가운데 2만명을 청년내일채움공제와 재학생직무체험으로 전환하는 등 궤도를 수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청년취업인턴제의 궤도 수정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련 협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청년취업인턴제 할당량이 줄어들었지만 청년내일채움공제나 재학생 직무체험 프로그램의 매칭률이 높게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단순히 인원만 조정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상황이나 인력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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