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수배로 국내에서 은신 중이던 일본 야쿠자 조직 ‘쿠도카이’(工藤會·공등회)의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이 조직원은 3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과 실탄이 삽탄된 권총 등을 가지고 있었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야쿠자 ‘구도카이’의 중간 간부 A(44)씨를 총포·도검 화약류 관리법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들어오는 필로폰을 일본으로 밀반출해달라는 재일동포 B(48)씨의 제안을 받고 지난 6월 6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필로폰 956g을 받아 은신처에 보관한 혐의다.
경찰은 이 필로폰이 중국에서 인천항을 통해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또 러시아제 TT-33 권총 1정, 실탄 8발이 삽탄된 탄창 1개, 나머지 실탄 11발을 호신용으로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총과 총알 등은 지난해 9월께 한국인 화물 운송업자 C(54)씨가 기계류 화물에 숨겨 일본에서 부산항을 통해 밀반입한 것을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중국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화물에 대해서는 세관 검색이 강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본 마약 판매책이 필로폰을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밀반입하는 것이 중국에서 직접 밀반입하는 것보다 쉬울 것으로 생각하고 A씨와 공모한 뒤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량의 필로폰을 취급하는 야쿠자가 국내에 있다는 첩보 입수해 수개월 간에 걸쳐 내사 및 동향 관찰을 한 끝에 지난 7일 오후 11시 50분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숨어 있는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3만1,800명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약 956g(시가 31억8,000만원 상당)과 러시아제 TT-33 권총 1정, 실탄 8발이 삽탄된 탄창 1개, 나머지 실탄 11발, 현금 2,200만원 등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재일동포인 A씨는 숨진 구도카이 전 두목의 유족에게 상속 재산을 내놓으라고 위협한 혐의로 일본 경찰이 뒤를 쫓자 지난해 1월 26일 수사망을 피해 일본에서 입국했으며, 이틀 뒤 일본 경찰청이 국제경찰조직인 인터폴을 통해 A씨를 수배했다.
경찰은 A씨가 부산에서 1년 6개월가량 지낸 것으로 미뤄 볼 때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일본 경찰청과 국제 공조를 통해 여죄를 캐고 있다.
야쿠자 구도카이는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시를 근거지로 활동하면서 민간인과 기업인 등을 상대로 총격은 물론 수류탄 공격까지 감행해 야쿠자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분류된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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