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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사물이 소통하는 시대(IoT), 인간은 '이해'한다

■ 인간 인터넷 ■마이클 린치 지음, 사회평론 펴냄





지난 6일 미국·호주 등을 시작으로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모바일게임 포켓몬GO. 출시 하루 만에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게임관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일본에서만 게임을 출시한지 나흘 동안에 관련 교통사고가 36건에 이를 정도다.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이 게임은 자신이 있는 위치에 가상의 장면이 펼쳐져 현실과 사이버 공간의 경계가 뒤섞이면서 이용자들을 게임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인터넷이 인간의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정보를 찾아 습득하는 방식은 이미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찾고자 하는 정보와 관련된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다시 실시간으로 검색을 거듭하면서 사실 확인을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모든 것이 소통을 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접어들면 지식의 형성주체도 개인에서 집단으로 확장되었다. 이른바 집단지성이다. 비록 지식의 형성이 개인의 이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말이다. 사물 간의 소통을 뛰어넘어 인간의 뇌와 피부 등 신체의 일부와 인터넷이 연결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네트워크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인식의 주체가 되기 위한 과정인 ‘이해’마저도 인터넷에 의존할 수 있을까? 미국 코네티컷대 철학 교수인 저자는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손안에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인간의 지식은 확장하고 있지만 이해력은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남아있다는 것. 이해력은 개인차가 있으며, 이해력을 바탕으로 창의력이 발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새로운 지식은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지만, 네트워크상에서는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저자는 네트워크시대에 정보의 투명성은 높아졌지만 객관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책은 인터넷 시대에 민주주의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지, 글로벌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득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독자들을 생각의 길로 안내한다.



새로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저자는 ‘노 위치(know which)’를 꼽는다. 질문하는 능력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모르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통과의례라는 것. 차분히 앉아서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수라는 말이다. 독서와 토론이 아날로그시대의 진부한 학습법으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모든 사물이 서로 소통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어도 개인이 이해하고 습득해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의 수준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읽고 이해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와의 지적 수준도 양극화하게 되는 세상이라면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네트워크 시대를 회피할 수는 없다. 저자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강력한 인식의 주체가 되라고 주문한다. “우리는 정보 기술 자체 또는 점점 팽창하는 인간 인터넷에서 ‘인터넷’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주의해야 할 것은 ‘우리’라는 부분이다. 우리는 더 강력한 인식의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또한 더 책임있고 이해하는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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