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금융정보 업체 마킷과 영국 공인조달공급연구소(CIPS)는 지난 7월 영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6월(52.3)보다 4.9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앞서 1일 공개된 7월 제조업 PMI도 전월보다 4.2포인트 하락한 48.2로 집계돼 두 지표를 합친 종합 PMI는 47.5에 그쳤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위축, 웃돌면 경기확장을 뜻한다.
6월23일 치러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 경제가 부진을 겪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크리스 윌리엄스 마킷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가 올 확률이 더욱 커졌다”며 “모든 분야에서 PMI가 급격히 하락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영국 경제가 최소한 마일드 리세션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3·4분기와 4·4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0.4%, 0.3%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랜시스 오그레이디 영국노동조합 사무총장은 “BOE가 경제를 돕기 위해 나선다면 환영한다”며 “정부도 앞장서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BOE와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E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시장에 불확실성이 퍼져 있어 큰 효과를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적완화 확대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며 주 매입 대상인 영국 국채 가격이 크게 올라 쉽지 않다고 FT는 덧붙였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역시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 강력한 긴축정책에도 여전히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4%에 달해 만만치 않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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