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중앙탑=중앙탑 안내문에는 ‘탑평리 7층 석탑’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지역 사람들은 그냥 ‘중앙탑’이라고 부른다. 통일신라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이 탑이 당대 지형의 중앙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충주는 교통의 요지이고 전략적 요충이었다. 북부에서 경주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기도 했다. 이곳이 목줄과 같은 지역이라는 의미인 인후지지(咽喉之地)라 불린 것도 그 때문이다. 중앙탑은 지금까지 신라 원성왕 때 세운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일부 사학자들이 신라통일을 기념해 만든 탑이라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탑의 기단이 2단인 것을 근거로 1단짜리 탑보다 앞서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상현부에 밥상처럼 생긴 노반(露盤)이 2개가 있는데 이 또한 연대 추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노반이 많은 탑일수록 오래전에 축조된 것으로 보는데 3층 노반을 가지고 있는 탑은 국내에는 없고 중국 운강석굴에 있는 탑의 경우 450~500년에 축조됐다. 또 1층 노반의 석가탑이 700년의 것으로 볼 때 2층 기단의 중앙탑이 그 사이에 축조된 것이라면 신라의 통일을 기념해 세운 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면모일신 탄금대=20년 만에 찾은 탄금대는 면모를 일신했다. 오르막 도로가 정비됐고 편의시설도 들어서 있다. 우륵이 가야금을 타고 신립 장군이 전사했다는 탄금대에 올라 보면 남한강과 달천강이 합쳐지고 그 사이에 용섬이 자리 잡고 있다. 낙조를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낮에 들렀던 탄금대를 해 질 녘에 다시 찾았지만 서산 너머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붉은 하늘을 보는 것은 무망했다.
천혜의 요새 조령 방어를 마다하고 의지할 곳 없는 탄금대에서 그나마 한 줌 남은 8,000명의 군사로 고니시 유키나가의 3만 병력을 맞아 자멸한 신립의 속셈은 아직까지 알 길이 없다. 그가 활시위를 식히기 위해 열두번을 오르내렸다는 직벽의 열두대는 도무지 사람이 오르내릴 경사가 아니어서 아마도 후세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이야기인 듯싶었다.
◇흥미로운 미륵대원지=충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미륵대원지다. 이곳에 있던 절 이름은 정확지 않으나 발굴한 기와에서 미륵대원이라는 글자가 나와 절 이름을 미륵세계사라고 붙였다. 미륵대원지라는 이름은 이곳에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던 객들이 묵어가던 객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은 요즘으로 치면 여관 격인데 일대에서 가장 크다 보니 대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미륵대원지 왼쪽으로 난 길을 걸어 2㎞ 정도 올라가면 문경새재가 나기 전 한양으로 가던 옛길인 하늘재가 나오는데 이곳은 10월이면 은행, 4월이면 벚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미륵리사지는 입구에서부터 당간지주·귀부·오층석탑·석등·석불입상이 차례로 서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석조귀부(石造龜趺)다. 거북 모양의 석조귀부는 비석을 받치던 받침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색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이 귀부가 천문관측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6 충주호수축제=충주에서는 오는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2016 충주호수축제’가 열린다.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일원에서 열리는 충주호수축제는 물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누구나 물과 친숙해질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했다. 대규모 수상 워터파크는 물론 워터후프 왕 선발대회, 수중씨름, 워터 림보, 수중 베개 싸움 등 다양한 물놀이 이벤트가 열리고 땅콩보트·바나나보트·카약·카누 등 수상 레저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행사 기간 중 매일 저녁 시원한 맥주와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맥주 페스티벌이 함께 열린다. /글·사진(충주)=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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