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前 롯데물산 사장 法 손에…

법인세 200억 부당 환급 혐의

기준 前사장 구속상태로 재판

같은 의혹 허수영 사장도 소환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국가를 상대로 200억원대 세금 소송 사기를 벌인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같은 의혹이 제기된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은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1일 기 전 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기 전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KP케미칼 사장이던 지난 2006년 4월∼2007년 3월 허위자료로 법인세 환급을 위한 소송을 내 법인세 207억여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혐의다. KP케미칼은 당시 장부에 고정자산이 1,512억원가량 남아 있다고 허위로 기재해 세금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 고정자산을 보유할 경우 법인세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회계 사기라고 설명했다. 화학 원료 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부당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추가 수사 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기 전 사장에 이어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은 허 사장 재임기간에도 비슷한 방식의 소송 사기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허 사장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에 출석한 허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일본 롯데물산에 지급한 수수료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허 사장을 상대로 법인세 환급 소송 관련 의혹과 세무당국에 대한 금품 로비 의혹, 일본 롯데물산에 대한 부당 수수료 지급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일본과 (계열사가) 섞여 있는 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탈세 사건 또한 일본 롯데 관계자들이 개입해 있다. 신동빈 회장 측에서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진동영·이완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