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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전통가무+한국 사물놀이...국경 넘나드는 신명나는 놀이판

서울예술단 가무극 '놀이'

외국악기 라이브공연 불구

허술한 스토리는 아쉬워





‘음악과 춤으로 국경·언어를 뛰어넘는다.’ 서울예술단이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가무극 ‘놀이’는 음악(歌)과 몸짓(舞)으로 한국의 문화를 국내외에 알린다는 취지로 설립된 예술단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연이다. 예술단 단원 4명이 각 대륙을 대표하는 나라로 연수를 떠나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배우고 돌아와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탄생시킨다는 내용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스페인 마드리드·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뉴욕 브로드웨이 등 5개국을 대표하는 타악 전통음악과 춤으로 구성됐다.

생소한 악기와 동작에 눈과 귀가 즐거운 것은 이 작품의 최고 미덕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스틸 드럼과 라틴댄스 브르키나파소의 발라폰·고니·젬베와 쟝사(Diansa·여성춤), 구룬시(Gouroumsi·남성춤), 인도네시아 합주 악기 가믈란과 토펭(Topeng·가면 무용극), 케착(Kecak·원숭이춤) 등 외국의 전통 가무와 한국의 사물놀이, 한량무가 어우러져 신명 나는 놀이판을 만들어낸다. ‘한 판 놀러 가볼까/세계는 하나/하나는 세계/글로벌 판타스틱 놀이’(넘버 ‘놀이의 탄생’ 중)라는 가사처럼 말이다. 서울예술단 단원들은 이들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액터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문제는 허술한 스토리다. 극은 단원들이 특정 국가를 찾아가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배우는 기본 플롯의 단조로움을 의식한 듯 맥락 없는 이야기를 자꾸 덧붙인다. ‘원주민 여성과의 사랑’,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 같은 생뚱맞은 에피소드가 튀어나오며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위아 프롬 코레아’, ‘두유 노우 김치?’ 같은 일차원적인 영어 대사 역시 관객의 공감을 사기엔 무리다.



놀이를 연출한 최종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은 “글로벌 시대에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며 작품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단원 전원이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며 생소한 악기까지 라이브로 연주하는 수고에는 분명 박수를 보낸다. 7개월간 단원들이 흘린 땀과 수고가 느껴지기에 어설픈 스토리가 내내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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