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소폭 개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은 “집권 후반기를 위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치켜세운 반면 야당은 ‘찔끔·불통·오기 개각’이라며 혹평했다.
야당은 이번 개각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거취 문제를 매듭 짓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회에서 날 선 검증을 통해 박 대통령 인사 시스템의 문제점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정치공세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맞서 인사청문회가 8월 임시국회의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보자들 모두 전문성과 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현안을 잘 풀어나갈 적임자”라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집권 후반기 국정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호평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반 남은 집권 후반기에 개각을 통해 정책 주도권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회피했다”고 질타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인사는 ‘시늉 내기 개각’이자 불통인사”라며 “무엇보다 우병우 수석의 해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점은 믿기조차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레임덕으로 가는 고속열차에 올라탄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맹비난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민심의 지탄을 받아온 주요 부처 장관들이 이번 개각에서 모두 빠졌다”며 “국민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병우 수석이나 박승춘 처장의 해임이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성토했다.
야당은 이번 개각을 ‘우병우 검증개각’으로 정의하고 우 수석이 관여한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벼르고 있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문제투성이인 검증책임자부터 교체해야 한다”며 “앞으로 인사청문회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정치공세가 아닌 효율적인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아 대변인은 “야당은 정파적인 흠집내기식 정치공세를 지양하고 객관적인 청문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