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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에 장기채 보험사 등 수요 꾸준…국가신용 상향으로 분위기도 무르익어

■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추진 왜





정부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국내 채권시장이 초장기 채권을 발행할 만큼 분위기가 충분히 성숙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기금은 물론 보험사 등 장기 자산운용이 필요한 금융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 속에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는 등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0년 만기 국채가 발행되면 우리 정부의 장기 재정자금 조달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현재 국고채 차환 발행 물량의 73%를 차지하는 국채 10년물의 상당 물량을 대체해 재정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50년 만기 채권 발행은 기발행된 채권의 평균 잔존 만기를 늘리고 차환 발행의 부담을 50년 뒤로 이월시켜 재정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꾸준히 초장기 채권 발행을 요구해왔던 연기금과 보험사에도 안정적인 자산운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정부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결정한 배경에는 꾸준히 국내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조7,000억원의 국채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국채 보유 규모는 72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직 단기물인 3·5년 국고채에 치중되어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심화 되면서 우리나라 국고채의 상대적인 안전성과 금리 메리트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초장기 채권에 대한 붐이 불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채권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 채권으로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50년 만기 국채 30억유로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3.45%였다. 4월에는 프랑스와 벨기에가 50년 만기 국채를, 이에 앞서 아일랜드와 벨기에는 100년 만기 국채를 각각 발행했다.

유럽 국가들이 초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차입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지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채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5월 초 현재 전 세계 채권 중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의 규모는 9조4,000억달러로 전 세계 채권 자산의 23.6%에 달했다. 연초에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의 규모가 5조6,000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정부가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장기채권 금리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많이 낮은 만큼 이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초장기 국채 공급이 앞으로도 지속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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