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아인혼(사진) 전 미 국무부 특보가 “미국 정부는 핵우산 제공에 대한 확신을 한국민에게 심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특보와 김두연 한반도미래포럼 수석 방문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 원자력과학자회(BAS)에 공동으로 기고한 ‘남한은 핵무장으로 가는가’라는 글에서 “한국의 핵 보유 자제를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한국 내 독자적 핵무장론을 완화하고 역내 핵무장 도미노를 막기 위해 차기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를 미국 안보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 집단을 포함해 많은 한국인이 향후 전략적 지형 변화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방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한미 당국은 한국민이 미국의 확장된 억제력에 의지할 수 있다고 재확신하도록 최대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양국은 고위급 성명과 연합 훈련을 포함한 가시적 조치를 수시로 취해야 하며 특히 B-52·B-2 전략적 폭격기 배치와 같이 한국인이 체감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북한의 전략능력이 향상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한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한국민은 바라고 있다”고 진단한 후 “전략 자산을 배치하고 재배치하는 등의 결정은 미국에 의해 이뤄지지만 가장 효과적인 억지가 되도록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이처럼 한국에 더 많은 역할을 주는 것에 대한 미국 내 저항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한국에 그런 역할을 주느냐 아니면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하도록 지켜보느냐의 두 선택지밖에 없다면 어느 선택을 해야 할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와 김 연구원은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국 내 전·현직 관료와 외교관·군인·국회의원 등과 두루 면담한 후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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