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시아 정보기술(IT)주 가운데 최대 기업 자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활, 반도체 등 부품사업 부문에서의 성장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이 삼성 주가 상승세의 원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이날 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일 기준 삼성의 시가총액은 237조원(2,124억달러)으로 텐센트(2,480억달러), 알리바바(2,420억달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WSJ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일본 소니(410억달러)의 다섯 배 이상이며 인텔·코카콜라·비자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을 앞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상승세는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인 미국 애플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18일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5,877억달러로 여전히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6% 이상 떨어졌다. 반면 삼성은 같은 기간 주가가 44% 상승했다. 특히 시장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글로벌 IT 가운데 저평가됐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외 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0배를 넘어서며 7월 말 기준으로 12.6배를 기록한 애플을 추격하고 있다.
주력인 스마트폰 부활이 삼성 주가 고공행진의 첫 번째 비결로 분석된다. CNBC는 삼성이 애플, 중국 샤오미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제 살 깎아 먹기’ 식 점유율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해 2월 갤럭시 S6와 S6엣지를 출시하면서 선두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2.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해 애플(12.9%), 화웨이(8.9%)를 제쳤다. 이는 삼성의 실적 상승세로 이어졌고 2·4분기 영업이익은 2015년 동기 대비 57% 넘게 증가했다.
삼성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호재다. CNBC는 삼성이 스마트폰 외에도 반도체 등 부품 사업부에 꾸준한 투자를 감행해 애플을 비롯한 많은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킴 매쿼리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앞서나갈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에서도 선두주자”라며 “이 점이 시장 참여자들이 삼성의 향후 전망에 기대를 거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복잡한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18일 삼성생명이 두 계열사로부터 삼성증권의 지분을 매입한다고 밝히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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