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터키, 난민 대타협

30억유로 EU 지원 받고 터키서 자체 수용

유럽연합(EU)과 터키가 EU의 30억유로(약 3조6,743억원)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터키가 난민을 자체 수용하는 내용의 난민대책에 최종 합의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터키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올해 유럽으로 몰려든 난민 중 대다수가 터키를 통해 들어왔다"며 "이번 대책으로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 숫자가 실질적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도 "난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양측에 이견이 없었다"며 합의 결과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EU가 난민 자체수용을 대가로 터키에 3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로이터는 이 지원금이 현재 터키에 있는 시리아인 220만명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EU는 30억유로를 2년에 걸쳐 제공하는 안을 주장한 반면 터키는 매년 30억유로 지원을 요구했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따라 EU의 지원규모를 재조정하는 데도 합의했다.

EU와 터키는 난민 숫자를 줄이기 위해 전쟁과 상관없이 경제적 목적으로 국경을 넘는 불법 이주자들의 유입을 막는 데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측은 합의문에서 "불법 체류자들의 유럽 난입을 막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터키와 EU는 국제법 아래 보호의 필요가 없는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호 협력한다"고 밝혔다. 또 합의문에는 전쟁을 피해 이주하는 난민을 더 많이 수용하되 경제적 이유로 들어오는 이들은 '즉각' 본국으로 되돌려보낸다고 적시했다.



EU와 터키는 이번 난민대책 합의를 바탕으로 터키의 EU 가입 협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로이터는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EU와 터키 간 경제·통화정책 회의에서 함께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EU 정상들이 터키와 EU가 공동운명체라는 점에 동의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터키의 EU 가입은 EU와 터키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