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국내에 판매 중인 승용 차종은 총 19종. 이 가운데 8종(42.1%)이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레저용차량(RV)이다. 형제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19개 차종 중 5종(26%)만 RV인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20%포인트 이상 더 높다. 국내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기아차는 소형~대형 SUV에 미니밴 등 가장 다양한 레저용 차량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가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6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한 것 역시 이런 이유다.
RV 차량 가격은 일반 승용세단보다 동급 기준으로 가격이 더 높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2,765만~3,640만원)가 중형 세단 K5(1,700만~3,068만원)보다 평균 700만~800만원 더 비싸다. RV 판매가 늘면 자연스럽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크게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3·4분기에는 환율도 기아차를 도왔다. 러시아 등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 약세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줬다. 지난해 3·4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026원이지만 올 3·4분기에는 이보다 13.8% 오른 1,168원이다. 같은 차를 팔더라도 13% 가까이 수익을 더 남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 등 신차 효과가 인기를 끈 것도 이유다.
4·4분기 기아차 상황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기아차 중·소형차 비중이 70%로 1.6ℓ 이하 엔진에 대한 구매세 인하 효과를 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더불어 쏘렌토와 카니발 등 RV의 선전으로 점유율 30%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